마스크 보급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하나둘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 한장이 아쉽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적다는 면 마스크를 쓸 수도 없다. “수제 면 마스크에 정전기 필터를 달아 써보자.” 때 맞춰 이런 제안이 등장했다. 실제로 면 마스크에 필터를 붙이면 코로나19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정전기 필터’를 붙인 수제 면 마스크는 비말(침방울) 감염을 차단하는 ‘보건용 마스크(KF80)’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서울시 강동구 새마을부녀회는 정전기 필터(KF80용 필터 사용)를 부착해 ‘수제 필터 면 마스크’와 ‘덴탈 마스크’(치과 의사 등 의료진이 쓰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를 만들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이 마스크들이 비말 입자를 차단할 수 있는지 측정했다.

마스크는 ‘분진 포집 효율 시험’으로 효율을 측정한다. 일정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얼마나 걸러주느냐를 판단하는 시험이다. 미세입자(평균 입자크기 0.6㎛)를 80%이상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제품이 통상 보건용 마스크(KF80)가 된다. 의료용 마스크(KF94)는 미세입자(평균 입자크기 0.4㎛)를 94%이상 차단한다.

연구 결과, 특히 정전기 필터를 끼운 수제 면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정전기 필터를 붙인 수제 면 마스크는 두 가지 시험(평균입자크기 0.4㎛와 0.6㎛ 미세입자 차단 시험)에서 미세입자를 평균 80~95%가량 차단했다. 필터가 달린 덴탈 마스크는 미세입자를 평균 66~70%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다. 반면 필터가 없는 면 마스크들의 시험 결과는 달랐다. 시중의 일반 면 마스크나, 필터를 끼우지 않은 수제 면 마스크는 미세입자 차단율이 16~22% 수준이었다. 보건용 마스크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셈이다.

수제 필터 면 마스크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면 마스크를 세탁해 정전기 필터를 새로 끼웠더니, 비말입자 차단 효과는 유지됐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일반 면 마스크도 큰 사이즈(3㎛이상)의 비말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다”면서도 “완벽한 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정전기 필터를 부착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