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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입국자 관리 비상…유럽, 미국 입국자 등 3명 확진

등록 :2020-03-26 12:13수정 :2020-03-26 19:06

옥천군 모든 입국자 임시 수용 시설서 14일 격리 조처
충북도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발생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발생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국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충북 옥천군은 모든 국외 입국자를 임시 생활 시설에서 14일 격리 조처하기로 했다.

26일 충북도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청주 흥덕구의 대학생 이아무개(21)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지난 10~20일 프랑스·영국 등으로 국외 여행을 한 뒤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자가격리를 해 왔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 23일부터 콧물 등 증상이 있었다. 입국 당시 비행기 동승자가 확진된 뒤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진행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이씨의 아버지(61)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25일 증평의 박아무개(60)씨도 확진됐다. 박씨는 지난 24일 미국 뉴욕에서 입국했다. 입국 당시엔 증상이 없었지만 지난 25일부터 발열 등 증상이 발생해 검사를 진행했다. 박씨는 확진 전 자가격리 권고를 받았지만 이를 어기고 증평지역 은행, 청주의료원과 충북대병원 등 의료기관, 청주시내 식당·상가, 증평지역 모델하우스 등을 두루 들린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 등은 박씨가 인천공항에서 청주까지 이용한 공항버스 탑승자 등 접촉자 파악에 나서는 등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충북지역은 지난 22일 충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3일 만에 국외 입국자 2명과 접촉자 등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가 41명으로 늘었다. 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지역 안 확진이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국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 걱정이다. 국외 입국자는 증상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철저한 자가격리를 해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옥천군이 국외 입국자 임시 생활 시설로 활용하는 장령산 휴양림. 장령산 휴양림 제공
옥천군이 국외 입국자 임시 생활 시설로 활용하는 장령산 휴양림. 장령산 휴양림 제공
옥천군은 지역에 연고를 둔 모든 국외 입국자를 임시 생활 시설에서 14일 동안 격리 조처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옥천군은 지난 2일부터 폐쇄한 장령산 휴양림을 임시 생활 시설로 쓰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에서 들어온 ㄱ(29)씨, 영국에서 들어온 ㄴ(27)씨 등 2명이 25일부터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휴양림은 장령산 자락에 조성돼 민가와 떨어져 있으며, 35실(휴양관 17, 숲 속의 집 18) 규모다. 김두용 옥천군 보건행정팀장은 “자가격리를 해도 가족이 있으면 접촉할 수 있어 주민 입국자의 동의를 받아 임시 수용 시설 격리를 결정했다. 혼자 사는 입국자는 자가격리한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26일까지 확진자가 1명도 없어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옥천군의 국외 입국자 임시 생활시설 14일 격리 조처는 지역 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선제 조처로 다른 시·군도 도입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당분간 출국을 자제하는 등 시민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거리를 두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