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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미래

유인우주선 45년만에 바다 귀환

등록 :2020-08-01 13:05수정 :2020-08-03 02:45

첫 민간 유인선 크루드래건
2명 2달간 우주정거장 생활 마치고
3일 새벽 플로리다 해상 착수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간 더그 헐리(오른쪽)과 밥 벵컨. 나사 제공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간 더그 헐리(오른쪽)과 밥 벵컨. 나사 제공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갔던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별칭 ‘인데버’)이 1일 지구 귀환길에 올랐다. 5월30일 지구를 출발한 지 두달만에 민간 유인 우주선 성공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 이른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사령관)와 밥 벵컨이 1일 오후 7시34분(한국시각 2일 아침 8시34분) 지구 귀환을 위해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인데버’의 우주선 도킹을 해제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첫번째 착수 후보지점으로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앞바다를, 두번째 후보지로는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 인근 해상을 설정했다. 착수 예상 시간은 애초보다 1분 빨라진 오후 2시41분(한국시각 3일 새벽 3시41분)으로 정해졌다고 우주과학 전문 매체 <스페이스>가 보도했다.

헐리와 벵컨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엑스(X)의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비행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열었다. 두 사람은 지난 두달여 동안 우주정거장에서 네차례 우주유영과 몇가지 과학 실험과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우주선 발사·귀환은 나사가 추진하는 새로운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의 마지막 시험 비행이다. 특히 미국의 우주비행사가 바다를 통해 지구로 돌아오는 ‘스플래시다운’은 45년 만이다. 나사와 스페이스엑스는 이들이 도착하면 우주선 점검을 거쳐 9월 중 정식 유인 우주선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띄워 보낸다. ‘크루 원’으로 불릴 이 우주선 비행에는 국제우주정거장 제64차 원정대원 4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실시된 시험 비행에서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와 대서양 해상에 착수하고 있다. 나사 제공
지난 3월 실시된 시험 비행에서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와 대서양 해상에 착수하고 있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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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속 23배 속도로 대기권 진입…가장 위험한 순간

우주선의 지구 귀환 과정은 이렇다. 우선 우주정거장에서 분리된 우주선은 곧바로 2개의 작은 엔진을 점화해 우주정거장과 안전거리를 확보한다. 그런 다음 이번엔 엔진을 좀 더 긴 시간 동안 점화해 지구로 복귀하는 경로를 정하는 작업을 한다. 조건이 좋다는 판단이 서면 6분간 다시 엔진을 점화해 착수 지역으로 향하는 궤도에 진입한다. 이어 태양전지판 등의 장비가 있는 하단부의 트렁크를 떼내고 열 차폐막을 앞세운 뒤 대기권으로 진입한다. 이때 속도는 시속 2만8천㎞로, 음속의 23배나 된다. 엄청난 공기 마찰로 우주선 외부 온도는 섭씨 1900도에 이르고, 이때 생기는 플라스마로 우주선은 6분간 통신 두절 상태에 빠진다. 이때가 이번 왕복 비행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지난 3월 시험비행 ‘데모-원’을 마치고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온 우주선 ‘크루 드래건’. 나사 제공
지난 3월 시험비행 ‘데모-원’을 마치고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돌아온 우주선 ‘크루 드래건’. 나사 제공
이때를 무사히 넘기고 나면 고도 5500m 상공에서 두개의 보조 낙하산을 펼치고 속도를 시속 191km까지 낮추며 착수지점을 향해 낙하한다. 고도 1800m 지점에 이르면 4개의 주 낙하산이 펼쳐진다. 우주선이 바다에 착수하면, 인근에서 대기하던 두척의 배가 우주비행사와 우주선을 배에 옮겨 태운다.

두 우주비행사는 구조 선박에서 의료 검진을 받고 휴스턴 본부로 복귀한 뒤 몇주 동안 신체 회복기간을 갖는다. 우주선은 이와 별도로 6주간의 점검 과정을 거치며 우주선 인증 절차를 밟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