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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김종인 “서울 보선 3자구도로 가도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본다”

등록 :2021-01-11 21:38수정 :2021-01-12 02:47

단일화 언급한 안철수·오세훈 비판
선통합 후단일화엔 “콩가루” 격노
“정치인들이 상식에 안 맞는 짓 해
단일화는 우리 후보 정한 뒤 논의…
안철수, 본인으로 단일화 안 되면
과거 행적 봤을 때 단독출마 가능성”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휩쓸리는 듯한 국민의힘 분위기를 다잡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11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3자 구도로 가더라도 국민의힘이 이긴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안철수’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 비대위에서 단일화 회동에 대해 언급한 취지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건 자유인데, 단일화 협상을 어떻게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 둘이서 한다는 것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당을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단일화 협상을 둘이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정치인들이 상식에 안 맞는 짓들을 하고 있다. 안철수 저 사람은 지금 우리 당을 상대로 해가지고 여기저기 만나면 뭐가 될 줄 아는데, 그런 식으로 절대 (단일화) 안 된다. 단일화도 질서가 있어야 한다.”

―오세훈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선언 뒤 위원장님을 만나 논의했다고 들었다.

“본인이 조건부 출마 하는 건 개인 문제지 우리 당하고 관계가 없다. 나하고는 아무런 공감대 형성한 게 하나도 없다.”

이날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오 전 시장과 안 대표가 만나는 ‘단일화 회동’에 관해 비공개 티타임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할애하며 가장 크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은 “‘무슨 출마를 제3자 이름 들먹거리면서 하나. 당당하게 갔어야 한다. 안 대표를 만나겠다고 하는데, 오 전 시장이 얻는 정치적 이득이 대체 뭐냐’는 취지로 오 전 시장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선통합 후단일화’를 주장했는데.

“아침에 내가 직접 (정 위원장에게) 물어봤더니 통합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 단계에 무슨 합당을 하겠냐.”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중진들의 ‘선통합 후단일화’ 주장에 “콩가루 집안이냐”는 표현까지 쓰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화 필요성은 위원장도 언급했던 부분 아닌가?

“단일화는 우리 당 후보가 완전히 정해진 다음에, 3월에나 가야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거기(단일화)에 대해서 얘기를 할 게 없다. 우리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는 우리 당 후보를 내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의 3자 구도 가능성을 높게 보나?

“단일화를 하자고 하다가 자기(안철수)로 단일화 안 되는 과정일 적에, 그 사람이 출마하면 할 수 없는 거지, 어떻게 하겠냐.”

―단일화는 지더라도 승복하는 걸 전제하는 것 아닌가?

“그렇더라도 (안철수 대표) 본인으로 단일화 안 됐을 경우에, 안 대표의 과거 행적으로 봤을 적에 단독 출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렇더라도(3자 구도) 우리가 이긴다고 난 본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현 상태에서 안 대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김 위원장의 이런 전망이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일찌감치 ‘3자 구도’에 대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안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힘겨루기 차원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반응에 대해, 재보선 결과에 비대위 성패가 달린 대표로선 당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원은 “100석 넘는 정당이 석달 동안 안 대표에게 끌려가는 모습만 보여줄 순 없지 않냐. 대표는 당 후보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달 내에 안 대표를 이길 후보자를 키워낼 수 있냐”는 현실론도 여전하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안 대표를 향해 ‘단일화 져도 나올 것’이라고 깎아내릴 필요가 있나. 두달 안에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