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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개고기 축제’로 향하던 개 386마리 구조됐다

등록 2022-06-22 11:00수정 2022-06-23 16:55

[애니멀피플]
중국 위린으로 이동하는 고속도로에서 ‘개 도살 트럭’ 압수
“축제에 맞춰 중국 전역에서 납치, 포획된 개 실어 날러”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에서는 매년 6월21일 하지를 맞아 열흘 간 개고기 축제를 벌인다. 사진은 2019년 6월 위린으로 향하던 트럭에서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발견한 개들. HSI 제공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에서는 매년 6월21일 하지를 맞아 열흘 간 개고기 축제를 벌인다. 사진은 2019년 6월 위린으로 향하던 트럭에서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발견한 개들. H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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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축제’가 올해도 시작됐다.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매해 6월21일 하지를 맞아 개고기 축제를 연다. 열흘간 이어지는 이 축제에서 시장 상인들은 보신탕과 개고기 등을 판매하며 관광객 수천 명이 축제를 찾아 위린으로 모여든다. 축제 기간 동안 개들이 얼마나 도살되는지는 정확치 않지만,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매년 이 행사 기간에 개·고양이 1만 마리가 도축된다고 추산한다.

통상 ‘개 거래’는 축제 한 달전부터 시작되며, 개를 가득 실은 트럭들은 며칠씩 중국 대륙 수천 ㎞를 달려와 위린에 개들을 공급한다. 축제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19일, 이렇게 위린으로 향하던 개 도살 트럭이 중국 경찰과 현지 활동가들에 의해 적발됐다. 트럭에는 무려 386마리의 개가 실려있었다.
(※경고: 동물의 사체, 잔혹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밤 중국 경찰과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위린에서 800㎞ 떨어진 산시성 고속도로에서 불법적으로 개 수백 마리를 이동 중인 차량을 포착하고 즉시 개들을 압수 조치했다고 20일 밝혔다. 활동가들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에 제공한 영상에는 작은 철조망에 욱여넣어진 개들이 트럭 짐칸에 여러 층으로 쌓여 힘겨워 하는 모습과 경찰이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세우고 적발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중국 위린 개고기 축제를 이틀 앞둔 지난 19일 위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개 386마리를 실은 트럭이 적발됐다. HSI 제공
중국 위린 개고기 축제를 이틀 앞둔 지난 19일 위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개 386마리를 실은 트럭이 적발됐다. HSI 제공

당시 현장에 있었던 린 시옹 활동가는 “개들은 아마도 며칠 동안 트럭에 실려 있었을 것이고 탈수와 굶주림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트럭의 개들 중 다수가 눈병과 피부염을 앓고 있었으며 육안상으로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철망 속 개들은 다양한 품종이 섞여 있었으며, 여전히 반려견용 목걸이를 하고 있는 개들도 발견됐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중국 정책 전문가 피터 리 박사는 “한국과 달리 대규모 개농장이 없는 중국은 반려동물을 훔치거나 떠돌이 개를 포획해 식당에 공급하고 있다. 개 도둑들은 식당 주인들에게 개를 팔기 위해 독극물을 사용하거나 차량을 이용해 개들을 납치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중국 중부의 안후이, 후베이, 허난 등지에서 납치된 개들은 적당한 개체수가 모이면 최소 2000㎞를 달려 위린으로 실려오게 된다.

대규모 개농장이 없는 중국에서는 밀매업자들이 반려동물을 훔치거나 떠돌이 개를 포획해 식당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강아지 260마리와 성견 22마리를 실은 트럭이 고속도로에서 동물보호 활동가들에 의해 적발됐다. HSI 제공
대규모 개농장이 없는 중국에서는 밀매업자들이 반려동물을 훔치거나 떠돌이 개를 포획해 식당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강아지 260마리와 성견 22마리를 실은 트럭이 고속도로에서 동물보호 활동가들에 의해 적발됐다. HSI 제공

리 박사는 “이미 중국인 대부분이 개고기를 먹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린과 같은 남쪽 지방에 개고기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지역이 존재하고, 수백 만 마리의 개들이 끔찍하게 도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위린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위린 시민의 72%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압수된 개들은 경찰 격리시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전국적인 개고기 거래를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020년 2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에서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했다. 이어 5월 가축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 국가 가축 유전자원에서 개를 제외시켰다. 이후 광둥성 선진시와 주하이시는 개식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아시아 각국의 개고기 제한·금지 조처
아시아 각국의 개고기 제한·금지 조처

이번에 적발된 개 도살 트럭의 경우도 이러한 중국의 법률과 규정을 위반해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방의 국경을 넘어 살아있는 동물을 운송할 경우에는 반드시 검역증명서와 건강증명서 등을 첨부하도록 하고 있지만, 해당 밀매업자는 이를 제시하지 못해 현장에서 바로 개들을 압수당했다. 개들은 21일 후 밀매업자가 거액의 벌금을 지불하면 개들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밀매업자들이 고액의 벌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활동가들에 의해 구조될 거라 예상되고 있다.

지난 5월 위린의 시장에서 구조된 개 ‘럭키’. HSI 제공
지난 5월 위린의 시장에서 구조된 개 ‘럭키’. HSI 제공

국내서도 개 식용 금지 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을 시작으로 정부는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초 올해 4월까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과 달리 위원회에 참가한 동물보호단체, 육견협회, 전문가 등의 의견이 갈려 운영 기간이 오는 6월 말까지 연장됐다.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에서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 뿐이다. 개 식용을 안 한다는 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자 생명 존중을 의미한다”고 말해 개 식용 금지에 대한 논의가 재부상 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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