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풍경] 가을 바람에 책장 넘어가는 소리 들리나요

지난해 민주공원 어린이 책잔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책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민주공원 제공

부산 민주공원 어린이 책잔치

22~28일 30개 출판사 어린이책 800종 전시
기증받은 책은 공부방·국외 동포학교에 전달

어린이들이 온갖 종류의 책을 맘껏 읽으며 들꽃 냄새도 맡을 수 있는 책잔치가 펼쳐진다.

부산 민주공원은 22~28일 한 주 동안 민주공원 일대에서 제9회 어린이 책잔치를 연다. △어울리며 함께하는 잔치 △춤추며 상상하는 잔치 △도우고 나누는 잔치 등을 내건 올해 행사에는 사계절과 소년한길, 창비, 한겨레아이들 등 국내 어린이책 전문출판사 30곳이 참가한다.

이들 출판사들이 유아와 초등학생들을 위해 만든 대표 도서 800여종을 연령대별로 전시해. 누구나 쉽게 골라 볼 수 있다.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 교사들이 책에 대한 안내는 물론 책 읽기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주최 쪽은 27일과 28일 민주공원 원형램프 1층에 천막과 욕조 등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다양한 장소와 소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책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설명 듣고 실제 책을 만들어 볼 기회도 있다.

민주공원 정영경 홍보담당은 “소중한 책과의 만남을 통해 어린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올바른 가치관의 바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공원에서 출발해 보수동 책방골목과 40계단 문화관 등 지역 근·현대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골목길 여행과 ‘느티나무 도서관’(해운대구)과 ‘동화랑 놀자 도서관’(부산진구), ‘맨발동무 도서관’(북구) 등 지역의 작은 도서관이 평화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평화책 전시도 눈길을 끈다. 그림책 작가로 이름난 박경진 작가의 원화 전시 및 가방에 그림 그리기 체험, 부산 어린이책 작가들의 책 전시, 어린이 마당극과 노래극, 옛이야기 체험마당, 초청강연 등 행사도 잇따른다.

주최 쪽은 행사 참가자들이 집에서 보던 책이나 그림책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을 가져와 기부할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책들은 행사 때 전시되거나 출판사에서 기증한 책들과 함께 중국 연변의 조선문독서사 등 국외 동포학교와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공부방에 전달하게 된다.

정영배 행사담당은 “지난해 행사 때 2000여권의 책이 출판사와 참가자들의 기부로 모여 중국 동포 어린이도서관과 5곳의 지역 공부방에 전달됐다”며 “국외동포 어린이들은 우리 역사와 문화, 문학, 도감류 등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27일과 28일에는 지하철 초량역 1번 출구 앞에서 행사장까지 1시간 간격으로 무료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phone].

부산/신동명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