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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00년 만의 귀향

등록 2010-11-26 09:56

30일 개막하는 국립진주박물관 국제교류전 ‘임진왜란 조선인 포로의 기억’에 전시될 홍호연 초상화. 일본에 붙잡혀 가던 어릴 때 모습과 늙은 이후의 모습을 하나의 그림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 사가현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국립진주박물관 제공
30일 개막하는 국립진주박물관 국제교류전 ‘임진왜란 조선인 포로의 기억’에 전시될 홍호연 초상화. 일본에 붙잡혀 가던 어릴 때 모습과 늙은 이후의 모습을 하나의 그림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 사가현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국립진주박물관 제공
진주박물관, 30일부터 임진왜란 조선인 포로 유물 전시
열두살 소년 호연(운해)은 1593년 6월 진주성으로 몰려드는 왜군을 피해 큰형 홍성해 등 형제들과 함께 고향인 경상도 산음(현재 산청군)에서 피난을 가다가 나베시마 나오시게 군대에 붙잡혀 일본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어려서부터 시와 서예에 능했고 피난을 가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호연은 나베시마 나오시게에 이어 그의 아들이자 일본 사가번 초대 번주가 된 나베시마 가쓰시게의 가신이 되었고, 서예가로서 일본 전역에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그는 고향을 잊지 못해 조선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1657년 76살로 이국에서 눈을 감았다.

그는 ‘참는 것은 마음의 보배요, 참지 못하는 것은 몸의 재앙이라’라며 자손들에게 참고 살 것을 유서로 남겼다. 전쟁포로로 끌려간 적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모를 견디며 지낸 64년 인생이 그대로 담겨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국제교류전 ‘임진왜란 조선인 포로의 기억’을 30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연다. 일본 사가현 중요문화재인 홍호연 초상 등 홍호연 관련 유물 20여점을 포함해 사가현립 나고야성박물관 등 6곳에서 온 유물 110여점이 전시된다.

앞서 29일 오후 3시에 여는 개막식에는 일본에 사는 홍호연의 12대손 11명이 참석해, 홍호연의 큰형 성해와 동생 진해의 자손들과 상봉할 예정이다. 홍호연이 일본에 끌려간 지 410여년 만이다. 홍호연의 자손들은 경남 산청군 오부면 중촌리 남양 홍씨 집성촌을 방문하고, 홍성해와 홍진해 무덤도 참배할 계획이다.

장성욱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홍호연 형제의 자손들은 한국과 일본에 갈라져 살면서 400여년 동안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몰랐으나, 국립진주박물관과 학술교류를 하는 사가현립 나고야성박물관에 2008년 홍호연의 후손이 집안 유물을 기증하면서 잊혀진 역사를 되찾게 됐다”며 “역사적 상봉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홍호연 형제 자손들도 매우 흥분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055)740-0664.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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