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당진 합덕수리민속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텃밭에서 물을 주며 농사 체험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충남 당진시 합덕수리민속박물관(http://합덕수리민속박물관.한국)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농사 체험교육을 진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당진은 충남의 쌀 생산지 가운데 한 곳인 내포평야에 위치한 도농지역이다.
농사가 일상인 지역인데도 박물관이 농사 체험교육을 하는 것은 농업이 기계화하고, 농촌도 도시화하면서 지역 어린이들도 농사를 경험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합덕은 황해도 연안의 남대지, 경남 김해의 벽골제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저수지로 꼽히는 합덕제가 있어 농업을 빼고는 지역의 역사를 말하기 어렵다.
이 박물관의 농사 체험교육은 당진지역 초등학교 저학년과 어린이집이 대상이다. 지난달 어린이들이 박물관 텃밭에 방울토마토, 가지, 호박 모종을 심으며 시작돼 매주 화, 금요일 오전 10~낮 12시면 한반 단위로 10~20여명의 아이가 텃밭에 찾아와 작물을 보살피고 물을 준다.
농사 체험은 지난 2020년 시작했으나 코로나19로 휴경했다가 올해 텃밭을 다시 열었다. 박물관은 텃밭을 찾는 어린이들이 많아 작물의 생장을 지속해서 관찰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만간 누리집을 개편해 누구나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자료를 올릴 예정이다. 작물을 수확하는 체험도 계획하고 있다.
이상식 합덕수리민속박물관 학예사는 “합덕제는 오랜 세월 동안 내포평야의 젖줄이었으나 1960년대 예당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수리기능을 상실했다”며 “작물 재배는 고사하고 흙을 만지는 일이 흔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농사 체험이 흙과 생명의 소중함, 당진의 역사와 함께한 합덕제를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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