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의회에만 있는 교육의원 제도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시민단체가 교육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제한 등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내자 헌법재판소가 도의회에 의견을 요청했다.
10일 제주도의회의 말을 들어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지난 9일 의원총회를 열고 교원 및 교육행정 경력을 지닌 사람만 출마할 수 있도록 한 교육의원 선거제도가 공무담임권(국민이 나라의 공직을 맡아볼 수 있는 참정권)에 위배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김태석 의장에게 본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018년 4월 헌법재판소에 교육의원 출마 자격을 제한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은 헌법상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현행 제주특별법 제66조(교육의원의 피선거 자격 등)에는 교육의원 후보자는 교원 또는 교육행정 경력이 각각 5년 이상이거나 두 경력을 합쳐 5년 이상으로 출마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교육의원 제도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지난 2014년 6월 폐지됐지만, 제주지역은 이보다 상위법인 제주특별법으로 유지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5명이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교육의원 15명 가운데 14명이 모두 퇴직한 교장 출신이다. 자격제한으로 교육의원이 사실상 퇴직 교장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게 되면서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헌재는 지난 4월 도의회에 오는 29일까지 의회의 의견을 요청한 상태다. 박원철 도의원(민주당)은 “본회의에 상정해 자유롭게 논의해 의회의 의견을 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헌재에서 교육의원 제도가 위헌 결정이 나게 되면 교육의원 선거에 누구나 출마할 수 있게 돼 결국 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교육의원의 자격제한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피선거권 제한이 합당하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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