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친구의 의미 보여준 거미에게 찬사

등록 2007-02-22 20:09

「샬롯의 거미줄」
「샬롯의 거미줄」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 / 샬롯의 거미줄

<샬롯의 거미줄>의 주인공은 농장집 딸 펀도 아니고 귀여운 아기돼지 윌버도 아니고 암커미 샬롯이다. 함께 태어난 형제들 중에 가장 작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할 뻔한 윌버는 펀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윌버를 죽이지 말라고 아빠를 설득한 건데, 그렇게 목숨을 구한 윌버는 새로 옮겨간 농장에서 거미 샬롯을 만난다. 곤충의 피를 빨어먹고 산다는 이유로 다른 동물들의 외면을 받는 샬롯은 아름다운 거미줄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을 지녔다. 그 마음을 알아준 윌버에게 샬롯은 말한다.

“내가 네 친구가 되어 줄게.”

이제 이 동화는 ‘친구가 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펼쳐 보여주기 시작한다. 윌버는 살아남기는 했지만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이다. 겨울이 되면 햄이 돼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윌버를 살리려 샬롯은 거미줄에 ‘기적’을 일으킨다. 혼신의 힘을 다해 아름다운 단어를 짜넣는 것이다.

시공주니어판 <샬롯의 거미줄>은 영화 개봉과 함께 베스트셀러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영화 개봉 무렵부터 현재까지 5만부 가량 팔렸다고 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오만과 편견> 같은 책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영화라는 외부의 자극에 큰 힘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좋지 않았다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000년 출간된 뒤 영화 개봉 전까지 이 책은 자기 힘으로 20만 부가 팔렸다. 동화책 시장에서는 손에 꼽힐 만한 스테디셀러였다.

지은이 엘윈 브룩스 화이트(1899~1985)는 <뉴요커>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뒤늦게 작가가 된 사람이다. 1938년 시골로 이주해 농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농장의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세 권의 동화를 썼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이 1953년에 발표한 <샬롯의 거미줄>이다. 이듬해 이 책은 미국에서 한해 출간된 어린이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뉴베리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에 대해 “문학 작품으로서 완벽하고 기적적이다”라고 상찬했다. 작가의 농장생활 경험이 짙게 밴 이 작품은 생명의 순환, 계절의 흐름, 소박한 생활,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며 행복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특히 하찮은 생물로만 보이는 거미와 돼지가 서로 삶을 구원해준다는 이야기의 줄기는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우정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국내 독자들의 반응도 따뜻하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독후감을 올린 한 독자(아이디 착한나무)는 이런 감상을 밝혔다. “어째서 샬롯이 그렇게까지 윌버를 사랑했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윌버가 그토록이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을까…. 아이들에게 물어봤어요. ‘왜 샬롯이 목숨이 다하도록 윌버를 도와줬을까?’ 아이들의 대답은 단순했지요. ‘왜냐하면 윌버는 샬롯의 친구니까요.’ 단순하지만 그보다 명확한 답이 있을까요.”

이 책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공주니어는 <샬롯의 거미줄 영화 스토리북>과 어린이용 <샬롯의 거미줄 신나는 게임과 콩콩 스탬프 놀이> <샬롯의 거미줄 신나는 게임과 알록달록 색칠놀이>도 새로 펴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아버지’ 된 정우성 “아들 책임 끝까지…질책은 안고 가겠다” 1.

‘아버지’ 된 정우성 “아들 책임 끝까지…질책은 안고 가겠다”

두루두루 좋아는 해도, 두루두루 사랑은 안 된다 [.txt] 2.

두루두루 좋아는 해도, 두루두루 사랑은 안 된다 [.txt]

마산 앞바다에 비친 ‘각자도생 한국’ [.txt] 3.

마산 앞바다에 비친 ‘각자도생 한국’ [.txt]

갈수록 느는 왜말·꼬부랑말 말살이 이대로 괜찮은가 [.txt] 4.

갈수록 느는 왜말·꼬부랑말 말살이 이대로 괜찮은가 [.txt]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5.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