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숙 지음/코난북스·1만7000원 옹호. 감싸다는 뜻이다. 감싸는 것은 지키려는 일이다. 사람들이 모여 꾸린 사회에서 가장 귀하게 감싸고 지켜야 하는 대상은 사람이다. 사회는 그렇게 약속하여 구성됐다. 잊고 살곤 하지만 사람은 그 자체로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인권이란 말은 흔해졌으나 그만큼 인권이 무엇인지 오해되고 오용되는 일도 많아졌다. 노동권에 맞서 경영권을 주장하거나, 장애아동 교육권 요구에 재산권 침해로 항변하는 따위의 일이 흔히 벌어진다. <사람을 옹호하라>는 책이 나온 배경이다. 이 책을 쓴 인권활동가 류은숙은 “어떤 상황을 인권과 관련한 문제로 감각하고, 상황을 재해석하고, 지금과는 다른 행위를 상상할 수 있는 역량, 그 상황과 자신을 연결함으로써 책임성을 공유하는 역량”을 ‘인권 감수성’이라고 풀이했다. 책은 결코 쉽지 않지만 잘 정리돼 있다. 저자는 다른 활동가·학자들과 1년여 공부하며 이 책을 준비했다고 한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떤 맥락에서 형성됐는지 역사를 살펴보고, 권리·자유·평등·연대·안전·책임 등 핵심 열쇳말을 통해 인권이라는 가치를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책을 ‘인권 가치 교과서’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한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무척 실용적일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세월호 참사, 송파 세모녀 사건, 장애인 이동권 투쟁처럼 아프고 무거우나 외면할 수 없는 사례가 언급되고, 소설 <82년생 김지영>이나 오래 전 티브이 연속극 <아들과 딸>과 함께 몇년 전 한동안 대학가를 휩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도 다뤄져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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