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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형사의 뇌 속에 이식된 ‘AI 형사’

등록 2020-08-01 16:20수정 2020-08-01 16:38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웨이브·문화방송 제공
웨이브·문화방송 제공

강력계 형사 지우(이시영)에게는 어린 시절 자율주행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상처가 있다. 수사 과정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필수가 된 시대, 지우는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인공지능의 판단을 선뜻 따르지 못한다. 어느 날 조직의 윗선으로부터 경찰 인력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테스트 지시가 내려오고, 하필이면 지우가 그 대상자로 선정된다. 자신의 뇌 속에 이식된 인공지능 형사 서낭(하준)을 신입 파트너로 맞이하게 된 지우는 하루빨리 서낭을 떼어내고만 싶다. 하지만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이 기묘한 콤비는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선다.

지난달 10일,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 에스에프(SF) 앤솔러지 드라마 <에스에프에잇>(SF8)이 화제다. 영화계와 드라마계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야심찬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는 에스에프 드라마를 세계적으로 대중화한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 미러>의 한국판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가 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갖추었다는 호평을 받는 <블랙 미러> 시리즈처럼 <에스에프에잇> 역시 여덟 명의 영화감독이 각각 한 편씩 연출을 맡아 기존의 티브이 드라마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참신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1회 ‘간호중’에서부터 김의석 감독이 연출한 8회 ‘인간증명’까지, 하나같이 다채로운 소재와 형식적 실험이 두드러진다.

웨이브·문화방송 제공
웨이브·문화방송 제공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다. 과거 영화와 방송의 첫번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였던 <제이티비시> 단편영화 제작 예능 <전체관람가>가 신선한 시도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비 불균형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면, <에스에프에잇>에서는 여성 감독과 여성 배우들의 존재감이 크게 돋보인다.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윤정 감독의 ‘우주인 조안’, 가장 현실적인 에스에프를 그린 노덕 감독의 ‘만신’, <아워 바디>로 주목받은 한가람 감독의 ‘블링크’ 등 여성 감독 연출작은 물론이고, 문소리, 이유영, 예수정, 김보라, 이연희, 유이 등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극의 전면에 나선 작품들이 유독 많다.

특히 2회 ‘블링크’는 가장 남성 중심적인 장르였던 수사액션물이 여성 감독과 여성 배우의 협업을 통해 신선한 드라마로 재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보통의 버디수사물이 남성 투톱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여성 강력계 형사 지우가 수사를 주도하고 남성 신입형사가 보조하는 구도부터가 새롭게 느껴진다. 신입 파트너를 불신하던 지우가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그를 진정한 동료로 받아들이는 성장의 드라마 역시 기존의 수사물에서 이미 흔한 이야기임에도 성별의 위계를 역전시킨 것만으로도 감흥을 안겨준다.

지우의 액션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이미 전작 <언니>를 통해 액션 전문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한 이시영과 <아워 바디>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비범한 사유를 보여준 바 있는 한가람 감독이 합작한 액션수사물의 세계는 특수효과로 만들어낸 스펙터클보다 더 짜릿하다. 요컨대 ‘블링크’는 에스에프가 본질적으로 대안적 세계의 가능성을 상상하는 장르라는 사실을 환기하는 인상적인 사례다.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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