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오디세이’
10년 한우물 ‘클래식 오디세이’
소외 지역 방문 등 대중화 기여
소외 지역 방문 등 대중화 기여
지상파 방송 유일한 클래식 프로그램인 <한국방송 클래식 오디세이>(KBS 2TV 화 밤 12시15분)가 500회를 맞았다. 2000년 10월 첫 방송을 한 지 10년 만이다.
방송사들이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능이나 드라마 등 시청률이 높게 나올 만한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클래식을 꾸준히 들려주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성과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처음에는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려고 만든 한국방송 <열린 음악회>도 이제는 대중음악을 좇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정체성을 지켜온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곡을 소개해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점이 돋보인다. 지금껏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64 3악장-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브루흐의 <신의 날> 등 친숙한 클래식 곡들을 연주하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을 초대했다.
물론 시청률은 낮다. 평균 0.8%(티엔엠에스미디어 집계)로 1%에도 못미친다. 개편 때마다 ‘폐지 프로그램 후보 1순위’로 꼽혀서 전숙영 담당 피디가 “1인 시위를 해볼까 싶을 정도”로 고민하며 우여곡절 속에 10년을 끌어 왔다. 대신 클래식 음악가들에게는 “꼭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환영받는다. 지금껏 사라장, 장한나, 조수미, 김선욱, 임동혁 등 한국 음악인뿐 아니라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미도리 쟁쟁한 스타 연주자들이 직접 스튜디오를 찾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고토 미도리는 제작진의 섭외요청에 본인이 직접 피아니스트를 섭외하는 등 이 프로그램을 위해 출연료도 거의 받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왔다.
지난해부터는 한달에 한번 문화 소외 지역을 직접 방문해 공연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한 시골에서는 음악회가 끝난 뒤 할머니가 찾아와 이런 음악을 접하게 해줘 고맙다고 제작진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일 방송하는 500회 특집에서는 사할린 영구 귀국 동포, 김포 대곶 초등학교 어린이, 강동구 장애인 연합회 회원 등 상대적으로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적은 210명을 초대해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와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제 2막14곡 <파드되> 등을 들려준다.
전숙영 피디는 “클래식은 쉽고 즐거운 음악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클래식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과 따뜻함으로 감동과 위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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