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콜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연 4.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때 코스피지수 낙폭이 1,300선 부근까지 확대되고 코스닥지수도 약세 전환되는 등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콜금리 인상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 돌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 밖의 조치라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한국은행이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해석되는 등 우려할만한 경기 시그널은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파장이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내외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에서도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어서 시장 참가자들의 95% 이상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었다"며 "예상을 벗어난 조치여서 시장에 충격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충격파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소비자물가 인상과 유가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부담을 미리 덜고 실탄을 미리 쌓아두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는 데다,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이 하반기 투자나 소비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급격한 경기하강보다는 완만한 경기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한국은행이 물가보다는 경기둔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전격적인 인상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연내 한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추가로 있을 것이란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단지 인상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시각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조 부장은 이어 "콜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옵션만기의 프로그램 매물과 맞물려 주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다음주 초부터는 다시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경식 대신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예상 밖의 일이라 시장 충격이 있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내 시장의 특성상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심각한 유동성 축소나 투자 위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 때문에 시장이 크게 흔들릴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국제 자본 이동을 감안할 때 100bp에 달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고 부동산 과열에 대한 부담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요인들을 감안한 결정으로 판단된다"며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주식시장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증시에 미치는 파장이 좀 더 장기화될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기치 못한 내부 악재가 안정을 되찾아 가던 증시에 충격을 주는 모습"이라며 "1,300선 지지 우려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이어 "경기가 회복 궤도에 오른 유럽이나 일본의 금리 인상은 경기나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이나 한국처럼 경기 사이클에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서의 금리 인상은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정부 대응조치에 따라 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정책방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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