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인력은 전자로 합쳐질듯
분할 합병땐 이재용 지배력 더 커져
분할 합병땐 이재용 지배력 더 커져
삼성그룹이 삼성에스디에스(SDS)의 사업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로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로, 분할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게 된다.
2일 삼성에스디에스 고위 관계자는 “삼성에스디에스의 물류비피오(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업무아웃소싱) 부문을 분할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사업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고,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검토에 들어간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계열사 사업 개편 가운데 삼성에스디에스의 물류비피오 부문과 솔루션사업(SI) 부문을 나눠 매각하는 방안이 언급돼왔다. 이 방안을 보면, 물류 부문을 삼성물산 상사부문에 합치고, 솔루션 사업부문은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그 밖에 삼성에스디에스의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들의 경우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 삼성에스디에스 소속의 소프트웨어 인력 800여명은 이달 중에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로 사무실을 옮기는데 이 인력이 삼성전자 쪽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사업부문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인력은 삼성에스디에스의 자회사인 미라콤(상장사)으로 독립시킨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력이 빠져나간 삼성에스디에스 사옥에는 삼성물산이 6월 중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분석가는 “합병설이 현실화된다면, 합병 후 두 회사의 이익이 높아지고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삼성에스디에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삼성물산의 현금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삼성전자(22.6%), 삼성물산(17.1%)에 이어 이 부회장이 세 번째로 많은 지분(9.20%)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일가는 1999년 1주당 장외 거래가(5만3천~6만원)보다 훨씬 싼 7150원에 삼성에스디에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남매는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와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상장을 거쳐 수조원으로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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