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집값은 전국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 거래량과 공급 물량도 예년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8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8%, 전세가격은 1.3% 상승하면서 전국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1~2%대의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공급 과잉 논란, 여신심사 강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강하게 작용해 상반기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서울·수도권 아파트시장을 중심으로 미미한 개선이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의 경우 하반기에도 1.2% 정도의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올 한 해 동안 상승률은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4.37%(한국감정원 통계) 올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안정세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20% 오르는 데 그쳤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주택가격은 하반기에도 소폭 하락하는 등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지방의 주택 매매가는 0.03% 올랐으나 5월부터는 곳곳에서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연구원은 또 지난해부터 늘어난 신규 주택 공급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이상 감소하면서 27만가구 안팎의 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거래도 하반기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0% 이상 감소하면서 45만건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에서는 수도권보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시장 후퇴기에 진입한데다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으면서 하반기 주택 거래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원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발생하면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시장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보면서 주택시장 안정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를 중심으로 하는 민간 임대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해야 한다”며 “월세 전환에 따른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는 조세·금융 분야의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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