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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롯데 정책본부, 8년 전 삼성과 닮은꼴

등록 2016-06-16 17:02수정 2016-06-16 22:13

사주 일가 자금 관리·경영권 승계 동원
편법·불법 시비에 “규제책 나와야” 지적
롯데그룹 수사의 초점 중 하나로 떠오른 정책본부가 8년 전 삼성 비자금 사건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 관리와 운용 등 ‘광범위한 업무’를 해온 것으로 의심 받는 정책본부의 모습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사주 일가의 편법 승계 작업을 도맡았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와 닮았기 때문이다. 사주 일가의 편법에 동원되는 재벌의 ‘컨트롤 타워’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을 압수수색한 뒤 정책본부 주요 인물들을 불러 비자금 조성과 관리 등의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정책본부를 꾸린 이는 신동빈 회장이다. 그는 2004년 경영관리본부의 본부장으로 오면서 이곳을 정책본부로 바꿨다. 롯데쇼핑 안에 있는 정책본부에는 비서실, 커뮤니케이션실, 운영실, 비전전략실, 지원실, 인사실, 개선실(감사실)의 7개 부서가 있다. 그러나 계열사 전·현직 사장단이 포진한 정책본부는 롯데쇼핑 경영 업무가 아닌 그룹의 인사와 인수·합병 등 주요 업무, 사주 일가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정책본부의 그룹 내 위상은 지금은 간판을 내린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와 비슷하다. 재벌 2세 시대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지원 조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011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신 회장은 2007년부터 그룹의 본격적인 ‘컨트롤 타워’로 만들기 위해 롯데호텔·롯데쇼핑 등에 흩어져 있던 부서들을 정책본부로 모았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1959년 이병철 전 회장의 비서실에서 출발해 전략기획실을 거쳐 외환위기 뒤에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로 구조조정본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세들의 재산 증식과 경영 지배권 확보 업무를 맡아온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삼성 특별검사팀의 공소장에는 “회장은 각 계열사에 소속된 임·직원을 파견받아 비서실을 구성, 비서실장·차장·팀장·이사·부장·과장 등의 직제를 갖추고 ‘상명하복의 유기적 조직체’로 (구조조정본부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재벌 컨트롤 타워의 편법 행위가 반복되면서 이런 조직에 법적 책임을 부여하는 등 현실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벌이 법적 근거 없이 임의의 조직으로 초법적 지위를 누리거나 탈법행위를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드러나는 모습은 재벌의 문제점을 축약적으로 보여준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의무화하거나 컨트롤 타워에 대한 규제를 구체적으로 담은 ‘기업집단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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