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사업 제한에 미래산업에 눈길 돌려
정부가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를 살리겠다며 2013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제정해 공공부문 정보화 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사들을 퇴출시킨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대기업 계열사들은 “법 시행 4년이 지났지만 산업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고 국가 정보화 속도만 늦춰졌다”고 지적한다. 반면 “워낙 황폐화돼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달라지지 않았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빅3’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몸집 불리기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공공사업 조직을 아예 없애고, 삼성전자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기반의 4자 물류 플랫폼(첼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이 서비스에서 올린다.
삼성에스디에스를 물류부문과 삼성 계열사 대상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으로 분할하는 게 이재용 부회장 남매의 지배구조 강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사업적으로는 패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첼로와 삼성전자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은 기술·경험·인력·데이터까지 공유돼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 쪽 인력·경험·데이터 없이는 첼로의 경쟁력이 이어지기 어렵다”며 “첼로는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플랫폼인데, 이를 분리하면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스마트 팩토리’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에 집중한다. 스마트 팩토리는 중국 충칭 폭스콘 공장의 프린터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폭스콘의 다른 공장과 다른 중국 기업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 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제조 4.0’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본격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엘지씨엔에스는 에너지와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에 집중한다. 울릉도를 태양광·풍력·조력 발전을 통해 탄소 발생 없는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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