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휴가철 비수기가 포함된 올해 3분기(7~9월)에도 적지 않은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을 쏟아낼 태세다. 최근 정부의 분양시장 과열 억제책이 나온 뒤 공급 시기가 늦어질수록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114’와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건설사들은 올해 3분기 전국에서 10만6122가구의 아파트를 신규분양할 예정이다. 3분기 분양 예정 가구 수는 서울 2만1918가구, 경기·인천 4만6396가구, 그 이외 지방 3만7808가구에 이른다. 이는 올해 2분기 공급 실적(12만8460)에 견줘선 줄어든 물량이지만 올해 전체 예정 분양 물량(37만9082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높은 편이다. 올해 4분기보다 3분기 공급 물량이 더 많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비수기가 맞물린 3분기에 이처럼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최근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하반기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앞당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경제 여건이나 부동산시장 흐름상 분양 시기가 늦어지면 좋을 게 없다고 보고 8월부터 서둘러 하반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3분기 분양시장 ‘태풍의 눈’으로는 서울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8월에 마포구 신수1구역을 재건축한 ‘신촌숲 아이파크'를 선보인다. 전용면적 59~137㎡ 1015가구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56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롯데건설은 9월 동작구 사당2구역을 재건축한 ‘사당2구역 롯데캐슬'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49~84㎡ 964가구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60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수도권에서는 새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3분기에 분양 물량이 대거 나온다. 한양은 이달 경기도 다산신도시에서 ‘한양수자인 2차'(전용면적 97~112㎡ 291가구)를 분양한다. 현대건설은 9월에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A13 블록에서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2차' (전용면적 84~129㎡ 889가구)를 분양한다. 대우건설은 경기 오산택지개발지구에 짓는 ‘오산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74~84㎡ 920가구)를 내놓는다.
한편 부동산114가 조사한 올해(7월5일 집계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18만원으로, 7년 만에 처음으로 3.3㎡당 1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3.3㎡당 1083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주택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1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2012년에는 3.3㎡당 84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2014년 939만원, 지난해 986만원으로 상승세를 보인 뒤 올해 100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최근 고분양가 문제가 불거진 서울이 3.3㎡당 2158만원이고, 이어 대구(1220만원), 경기(1097만원), 인천(1020만원), 부산(1014만원) 차례로 높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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