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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창업 선배로서 스타 키우고 싶어”

등록 2016-06-09 19:35수정 2016-06-09 21:12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엔젤스 사옥에서 강석흔 대표가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엔젤스 제공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엔젤스 사옥에서 강석흔 대표가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엔젤스 제공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본엔젤스 강석흔 대표
“저는 벤처투자업계에 몸담고 있지만 이 생태계의 주인공은 투자자가 아니라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에서 ‘스타’가 나와야 투자업계와의 선순환이 이뤄지죠. 창업자 선배로서 스타트업에 투자와 조언을 함께 하는 파트너로 임하고 있어요.”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엔젤스 사무실에서 만난 엔젤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강석흔(42)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가장 창업자 친화적인 투자자들 중 하나로 꼽힌다.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해 피투자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는커녕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할 정도란다. 이는 강 대표의 ‘창업자’ 이력에서 비롯됐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 때 저도 20대 나이로 정보기술기업 창업을 했어요. 기획에서 세일즈까지 뭐든 다 했죠. 당시 스타트업의 속성과 관행, 밑바닥 애환을 모르는 ‘금융인들’에게 투자 유치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벤처 선배인 장병규 전 대표가 창업한 본엔젤스에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어요.”

본엔젤스는 2006년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 ‘첫눈’을 네이버에 350억원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장 전 대표의 엔젤투자로 시작됐다. 강 대표는 2007년 엔젤투자팀으로 합류했다. 본엔젤스는 2010년에 정식 벤처캐피털로 등록했고 2013년 9월에는 220억원 규모, 지난해 11월에는 305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개발한 우아한형제들, 기업정보 제공 서비스 ‘잡플래닛’을 운영하는 잡플래닛, 온라인 영어교육 사이트 ‘스피킹맥스’를 만든 스터디맥스 등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창업자를 우선시하지만 자선사업을 하는 건 아니다. 투자했던 미투데이, 윙버스, 매드스마트 등의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강 대표는 “아직 해산이 안 된 2·3·4호 펀드에서도 유망 기업에 투자했고 우아한형제들·스터디맥스는 기업공개(IPO)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투자자 아닌 스타트업
투자·조언 함께 하는 파트너 구실
정책자금 없이 민간 펀드만 운용
배달의 민족 등 투자 유망 업체로
유행보다 자신있는 아이템 찾아야

정책자금인 모태펀드(벤처캐피털에 출자하기 위해 정부 기금으로 만들어진 펀드)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펀드와는 달리 본엔젤스는 모든 자금을 민간에서 유치한다. 정부 자금을 받았을 때 해야 하는 일률적인 관리감독이 본엔젤스의 투자 대상인 “재무제표도 볼 줄 모르는 개발자 3명만 달랑 있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업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모태펀드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 금융권에 치우친 투자자들을 일반기업·대학 등으로 넓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아가 실리콘밸리처럼 벤처 창업 선배들이 투자자로 합류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엔젤스가 2013년 결성한 펀드에는 넥슨(NXC) 김정주 대표와 다음 이재웅 창업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결성한 펀드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 매드스마트(2012년 에스케이플래닛에 인수)를 창업한 김창하 대표 등을 투자자로 유치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집계를 보면 올해 4월까지 신규투자는 5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 감소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줄면서 관련 기반 업체에 대한 투자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들에 “조급하게 유행에 편승하지 말고 자기성찰을 통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 더 이상 대기업에서 고용을 창출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며 고용도 불안정해지고 있어 사실상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인턴 경험이든 뭐든 우선 스타트업과 친해지는 게 좋다”고 권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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