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엔젤스 사옥에서 강석흔 대표가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엔젤스 제공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본엔젤스 강석흔 대표
투자·조언 함께 하는 파트너 구실
정책자금 없이 민간 펀드만 운용
배달의 민족 등 투자 유망 업체로
유행보다 자신있는 아이템 찾아야 정책자금인 모태펀드(벤처캐피털에 출자하기 위해 정부 기금으로 만들어진 펀드)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펀드와는 달리 본엔젤스는 모든 자금을 민간에서 유치한다. 정부 자금을 받았을 때 해야 하는 일률적인 관리감독이 본엔젤스의 투자 대상인 “재무제표도 볼 줄 모르는 개발자 3명만 달랑 있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업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모태펀드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 금융권에 치우친 투자자들을 일반기업·대학 등으로 넓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아가 실리콘밸리처럼 벤처 창업 선배들이 투자자로 합류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엔젤스가 2013년 결성한 펀드에는 넥슨(NXC) 김정주 대표와 다음 이재웅 창업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결성한 펀드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 매드스마트(2012년 에스케이플래닛에 인수)를 창업한 김창하 대표 등을 투자자로 유치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집계를 보면 올해 4월까지 신규투자는 5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 감소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줄면서 관련 기반 업체에 대한 투자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들에 “조급하게 유행에 편승하지 말고 자기성찰을 통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 더 이상 대기업에서 고용을 창출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며 고용도 불안정해지고 있어 사실상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인턴 경험이든 뭐든 우선 스타트업과 친해지는 게 좋다”고 권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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