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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바람’ 일으켰던 알파고, 1년만에 ‘의외의 영향’ 불러왔다

등록 2017-03-16 15:23수정 2017-03-16 17:01

알파고 쇼크 1년
프로기사들, 인공지능과의 경기서 ‘연이은 패배’
딥젠고 바둑챔피언십 출전에도 바둑팬들 심드렁
올해 커제 9단과 알파고 대결 예고에도 기대감 낮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이미지. 구글 딥마인드 누리집 갈무리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이미지. 구글 딥마인드 누리집 갈무리
인공지능에 대한 ‘패배감’ 때문일까?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출전하는 세계 바둑대회 ‘월드바둑챔피언십’에 ‘일본판 알파고’로 불리는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의 출전이 결정됐지만, ‘인공지능과 인류의 대결’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박 9단을 비롯해 한·중·일 일류 기사들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인공지능이 사람 틈에 섞여 ‘선수’로 출전하는 최초의 바둑 대회다.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오사카 관서기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세기의 대결을 벌이면서, 침체해 있던 바둑계가 모처럼 활기를 띤 것과 견주면 관심이 덜한 편이다. 1년 전만해도 인터넷 바둑 대국을 찾는 이들로 대국 사이트가 붐비는가 하면, 오프라인에서는 바둑 학원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커뮤니티 등에서는 바둑을 주제로 열띤 토론도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바둑의 영역을 인공지능에게 이미 빼앗겼다는 ‘패배감’ 때문에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상대로 통쾌한 인간의 승리를 보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는 주장도 나온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바둑으로는 이미 인간이 AI를 이길 수 없다”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과 중국 대국 사이트에서 진행된 비공식 대국에서 인공지능들이 인간을 상대로 우위를 굳혔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텐센트의 인공지능 ‘절예’와 ‘형천’이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80%대 승률을 올렸고, 지난 1월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정체를 숨긴 채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 등 초일류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60연승을 거뒀다. 비슷한 시기 ‘딥젠고’도 국내 인터넷 대국 사이트 ‘타이젬’에서 공개 대국을 벌여 1316승 306패로 81.1%의 승률을 기록했다. 프로기사들을 상대로는 615승 240패(71.9%)였다. 올해 안에 커제 9단과 알파고의 공식 대결이 예고되기도 했지만, 이미 비공식 대국에서 알파고에게 진 커제 9단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들끼리 대국 성사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리는 형편이다. 결국 “해봐야 안 된다”는 실망감이 커지고, “인공지능의 탁월한 성능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기 때문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바둑팬들의 주장에 일부 누리꾼들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여 한바탕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는 일본의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도 출전한다. 한국기원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는 일본의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도 출전한다. 한국기원
프로기사들끼리의 대회 존폐 여부를 걱정하는 바둑팬들까지 생겨났다. 바둑 연구생 출신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인공지능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서로 경쟁하는 큰 의미의 대회다. 지금은 딥젠고 한 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 같다”는 의견이 공감을 받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프로기사들만의 도전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양한 인공지능이 사회 각 분야에 뿌리 내리기 시작했지만, 바둑 인공지능은 평범한 바둑팬들이 접하기 어렵다. 문화평론가 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대결 구도로만 비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인공지능 자동차 등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일반인들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바둑 인공지능도 ‘교육용’ ‘게임용’ 등으로도 발전할 것이고, 일반인들의 삶 속에 자리 잡게 되면 바둑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9단과의 맞대결 성사 여부로 주목 받고 있는 ‘딥젠고’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드왕고와 도쿄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조치훈 9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1승2패를 기록했고, 지난 2월까지 진행된 ‘1622전’의 비공개 대국 중 박 9단에게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버전이 ‘업그레이드’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덕관 기자 yd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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