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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주유소 99% 유류세 인하분 반영 안돼”… 정유사만 ‘이득’ 봤나

등록 2022-06-27 16:54수정 2022-06-28 12:04

석유시장 감시단체, 7개월 가격 변동 비교
유류세 인하 체감할 주유소 극히 드물어
“정유사들, 경유 마진 크게 늘었을 것”
정부·국회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움직임
7월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산업 관련 협회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최대한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7월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산업 관련 협회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최대한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휘발유·경유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와 국회가 유류세 추가 인하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30%까지 확대했으나 소비자들은 기름값 하락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응은 회의적이다. 실제로 한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휘발유·경유 판매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 ‘이(e)컨슈머’ 분석 결과를 보면, 정부가 지난해 11월12일과 올 5월1일 두차례에 걸쳐 유류세를 법정 한도(30%)까지 인하했으나 전국 1만792개 주유소 가운데 99% 이상이 유류세 인하 폭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가격에 휘발유·경유를 팔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 업계는 “한국 기름값의 잣대가 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세가 평소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고유가 영향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가 높게 유지되며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폭을 체감하지 못했다”고 항변하지만, 소비자들과 정부·국회에선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국내 정유 4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석유협회 등은 이날 따로 보도자료를 내어 “유류세 인하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는 등 바짝 엎드렸다.

이컨슈머는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를 토대로 유류세 인하 전인 지난해 11월11일과 유류세 30% 인하 뒤인 이달 18일의 전국 1만792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값을 비교 분석해 최근 발표했다. 에스케이(SK)에너지 주유소 2889곳, 지에스(GS)칼텍스 2196곳, 현대오일뱅크 2312곳, 에쓰오일 2040곳, 알뜰주유소 416곳, 농협 642곳, 고속도로 주유소 180곳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12일 유류세를 20% 인하했고, 올 5월1일부터 인하 폭을 30%로 확대했다.

국내 휘발유값은 유류세 인하 뒤 7개월1주일 동안 ℓ당 평균 294.52원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420원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분이 전량 반영됐다면 휘발유값은 ℓ당 247원 내려야 해, 휘발유값 상승 폭이 173원(국제 휘발유가격 상승분-유류세 인하분) 미만이면 유류세 인하분이 다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평균 294.52원 인상됐다. 전국 1만792개 주유소 중 휘발유값 인상 폭이 173원 미만인 주유소는 81개로 0.75%에 그쳤다. 173원보다 많이 인상한 주유소는 1만710개로 99.24%였다.

같은 경유값도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국제 경유값 오름세를 고려하더라도, 유류세 인하분이 온전히 반영됐다면 국내 경유값 인상분은 384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전국 경유값은 평균 507.25원 올랐다. 1만792개 주유소 가운데 38곳(0.35%)만이 ℓ당 384원보다 적게 올렸고, 나머지(99.65%)는 384원보다 높게 인상했다.

이서혜 이컨슈머 연구실장은 “보통 주유소 재고 소진 기간은 1~2주이기 때문에 7개월 간격의 가격 비교 결과를 두고 유류세 인하 반영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오르는 시기 정유사와 주유소의 가격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유사·주유소가 마진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휘발유보다 마진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경유값 흐름으로 볼 때 정유사 마진이 큰 폭으로 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정유사별 가격 인상분을 따져본 결과, 휘발유를 173원 이상 인상한 주유소 비율은 에스케이(SK)에너지 98.27%, 지에스(GS)칼텍스 99.73%, 현대오일뱅크 99.48%, 에쓰오일 99.56%로 비슷했다. 경유값을 384원보다 더 많이 인상한 주유소도 지에스(GS)칼텍스 100%, 에쓰오일 99.95%, 현대오일뱅크 99.74%, 에스케이(SK)에너지 99.27% 순서였다. 특히 자영·농협·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정부로부터 세액감면 등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도 휘발유와 경유 모두 국제유가인상분과 유류세인하분의 차액보다 많이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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