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열린 ‘구글 캠퍼스 서울’ 개소식을 마친 뒤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 대통령, 카림 템사마니 구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사무실에는 일하는 직원의 숫자보다 두 배 많은 좌석이 마련돼 있고, 카페처럼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일할 수 있다. 8개 회사가 함께 쓰는 공간이지만 회사와 회사 사이 벽이 없다. 마음껏 대화를 나누라고 아기자기한 수다방도 여러 개다. 고리 모양, 포도송이 모양, 도자기 그릇 모양 등 한 공간의 조명도 각기 다르다.
구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 2000㎡ 넓이의 공간에 ‘캠퍼스 서울’을 조성해 8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캠퍼스’란 구글이 세계 곳곳에 만들고 있는 ‘창업가들을 위한 물리적 공간’이다. 공간과 그 안을 채우는 창업가 정신이 ‘구글 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공간은 크게 일반에게도 개방된 공용 공간과 입주한 창업 회사(스타트업)를 위한 공간으로 나뉜다. 창업에 관심있는 누구나 홈페이지(www.campus.co/seoul) 무료 회원가입 뒤 책상이나 회의실, 각종 기기를 테스트 해볼 수 있는 디바이스 랩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시범 운영 3주만에 28개국 천여 명이 회원 가입을 했다.
이 곳에는 이미 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실시간 영문교정 서비스 채팅캣, 사회관계망(SNS)을 통한 인재 찾기 플랫폼을 개발한 원티드랩 등이다. 입주 기업들은 전용 사무공간에서 일하고, 구글 직원들의 일대 일 멘토링을 받고,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행사를 통해 해외 창업자들과도 교류한다.
카림 템사마니 구글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의 창업자들이 앞으로 모바일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며 “한국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큰 건물을 점령하고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더 작은 기업들이 활동을 펼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민 ‘캠퍼스 서울’ 총괄은 “3년 전 문을 연 ‘캠퍼스 런던’이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1억1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서울도 그에 못지않은 성과를 내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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