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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카드금융회사에서 수학·토론·건축 인재를 뽑는 까닭

등록 2015-09-24 10:07

현대카드 등 4개 회사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연 잡 페어 행사에서 각 부서 직원들이 신입사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등 4개 회사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연 잡 페어 행사에서 각 부서 직원들이 신입사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열린채용]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한 분야서 뛰어난 성과 거뒀다면
다른 스펙 안보는 ‘스페셜 트랙’
열정적·창의적 인재 영입이 목표
신입사원들에게 ‘잡 셀링·잡 페어’
기존사원들에게 ‘커리어 마켓’
일하고 싶은 부서 직접 선택해
사내 인력시장서 자기홍보 기회
많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이른바 ‘네거티브 방식’을 쓴다. 각 직무에 필요한 사람을 뽑는 방식이 아니라, 각 전형 절차별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채용 과정은 취업을 오랫동안 준비한 스펙 좋은 ‘취업 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를 탈피하려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채용, 인재육성 방식이 눈에 띈다. 회사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인재들에게 일자리를 어필해 판다는 쪽으로 사고를 전환한 것이다. 두 회사는 신입사원과 각 조직의 유기적인 성장을 위해 신입사원의 부서 배치에도 시장원리를 도입했다.

현대카드는 일반적인 채용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자기만의 색깔과 특장점을 지닌 지원자를 뽑는 ‘스페셜 트랙’을 2014년부터 새로 마련했다. 학계 주요지에 논문을 기고한 적이 있는 물리학도부터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으나 스펙이 좋지 않아 취업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사람, 단편영화 연출과 자신의 소설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사람 등 자신이 매진한 분야에서 특별한 역량을 쌓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원 부문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지원자의 입사지원서와 인적성평가 결과, 에세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정 부문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페셜 트랙 대상자를 선정하고, 해당 부문에 집중한 인터뷰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학력과 학점, 영어성적 등 스페셜 트랙 대상자의 특장점과 무관한 평가요소는 평가에서 배제된다. 지난해 첫 스페셜 트랙에는 국내외 올림피아드 수상자부터 건축과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된 경력을 지닌 사람, 글로벌 토론대회 수상자 등 다양한 지원자들이 대상이 됐다. 그리고 마케팅·창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둔 지원자와 디자인·건축 관련 특장점 보유 인재 등이 최종 선발됐다.

신입사원 교육기간 중 약 1주일간은 ‘잡 셀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때 사내 각 조직은 자기 조직의 역할과 비전 등을 신입사원들에게 소개하며 조직을 홍보한다. 그 뒤 사내 채용박람회 콘셉트의 ‘잡 페어’가 이어진다. 신입사원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서의 부스에서 해당 부서가 원하는 직무능력(예: 재무 관련 자격증, 학회 활동, 외국어 능력)을 확인하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부서에서는 본인의 강점과 특징을 어필하기도 한다. 현대카드 쪽은 “이 프로그램 이후 약 절반가량의 신입사원과 현업부서의 선호가 일치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신입사원의 평균 80% 이상이 본인의 1~3지망 이내 부서에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2007년 7월 팀장급 이하 전 사원을 대상으로 ‘커리어 마켓’이라는 온라인 인력시장을 도입했다. ‘오픈 커리어 존’과 ‘잡 포스팅 존’으로 나뉘는데, 오픈 커리어 존은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은 직원들이 자신을 등록하고 ‘마케팅’하는 공간이다. 반대로 잡 포스팅 존은 각 부서가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공모하는 곳이다. 한 부서에 3년 이상(경력직은 4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이 제도를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자신을 개발할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믿는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에 입각해 현대카드·캐피탈을 선택한 만큼 입사 후에도 중앙집권형 인사제도가 아닌 시장원리에 입각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인사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현재 전체 인사이동의 70%가량이 커리어 마켓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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