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언론매체, 특히 보수성향이 강한 라디오 대담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함으로써 초당적 선거용이 아니냐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시절이던 2004년 대선을 앞두고도 격전지를 중심으로 전국 순회 연설을 해 비판을 받았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4일 최근 빈도가 잦아진 라이스 장관의 언론 등장을 다루며 국무부의 역대 장관 인터뷰 기록을 인용, 라이스 장관이 "전통적으로 초당적인 국무장관" 자리의 전임자들의 전통을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콜린 파월 전 장관의 경우 2002년 중간선거 전 2주일간 언론 인터뷰는 2번에 불과했으며 클린턴 행정부 때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도 2000년 대선 때는 2-3차례 인터뷰했으나 1998년 중간선거 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라이스 장관은 지난달 24일 '라디오의 날'에 3번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라디오 대담프로그램에만 9차례 등장했다. 미국에서 라디오 방송 대담프로그램은 대체로 보수성향으로 간주된다.
신문은 라이스 장관이 중간선거를 2주일 남긴 시점부터 인터뷰한 언론 가운데 보수성향이 아닌 매체는 뉴욕타임스와 레바논 방송, 블룸버그 TV 3곳 뿐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스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말을 지지하느냐'는 식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지만 북한 핵위기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매우 노련한 외교"를 강조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적극 변호하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은 외교정책에 관해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의 물음에 답하는 것을 중요한 일로 여기고 있다"며 라이스 장관이 선거에 임박한 시점에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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