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서 정부와 반군이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군이 3일 자국인과 외국인들을 비행기로 대피시키고 있다. 은자메나/AP 연합
프랑스인 등 700여명 가봉행…유엔안보리, 중재 논의 결렬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차드 수도 은자메나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격렬한 교전이 사흘째 이어져 외국인들의 탈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날 도심에 진입한 반군 3개 파벌 연합군들은 4일 사흘째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유엔 관계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시가전 과정에서 주요 상점 등에 대한 약탈이 잇따르고, 국영 방송국의 송출이 중단되는 등 수도는 무법천지로 변했다. 사흘간의 전투로 적어도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자메나의 거리에는 함부로 버려진 주검이 즐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 정부들은 자국민 대피에 적극 나섰다. 프랑스는 은자메나에 주둔 중인 병력 1450명을 활용해 자국민 등 700여명을 인근 가봉으로 대피시켰고, 남은 외국인 450명도 탈출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현지에 한국인 38명이 체류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중 10명은 인근 가봉의 프랑스군 기지로 소개했고, 현재까지 파악된 한국인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차드를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4일 반군의 공격을 강하게 비난하고, 회원국들에 현 정권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차드 정부의 요청을 이유로, 과거 차드를 통치했던 프랑스가 기다려 온 ‘개입’의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그러나 현지 정치평론가 모하마트 하산은 “프랑스는 (석유 등)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한다”며 “만약 쿠데타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한다면, 현 정권 지지를 철회하고 중립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랍권 사이트 <이슬람온라인네트워크>가 전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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