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크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
인터뷰/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
UN 제재 추진에 ‘쓴소리’
UN 제재 추진에 ‘쓴소리’
“최근 발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로 이란의 평화적 핵활동이 입증됐다. 그런데도 미국이 유엔에서 다시 이란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부당한 압력이다.”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사진)는 26일 서울 동빙고동 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2일 이란 핵활동에 대한 1차 보고서에서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과거의 의혹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미사일과 고폭탄 실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할 뿐 달리 해명하지 않았다”며 완전한 면죄부를 주지는 않았다. 미국은 “보고서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세번째 대이란 유엔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크티아리 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규정에 따라 이란은 지난 1년 동안 플루토늄, 원심분리기 등 핵개발 관련 6가지 핵심 사안을 중심으로 사찰을 받아왔다”며 “그 결과 모든 사안의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을 모니터할 적법한 권한은 국제원자력기구만이 갖고 있다”며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와 협조해 핵관련 의혹을 해결했음에도 미국이 제재를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의 중동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에 미국은 핵·인권 문제를 번갈아 거론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크티아리 대사는 ‘중국, 러시아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각국이 유엔 안보리 무대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주고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미국에 협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한국과 이란의 관계에 끼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은 2005년 한국이 유엔의 이란 제재결의안에 찬성했을 때 한때 한국 수출품의 통관을 거부하는 등 불쾌감을 표시한 적이 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정치권은 미국과의 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이란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란과 한국의 40년 관계는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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