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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팔레스타인 2006년 총선 하마스 집권때
“미 ‘하마스정권 붕괴공작’ 꾸몄다”

등록 2008-03-05 20:59

알자지라·미언론 ‘문서’ 입수
반대세력 파타에 “4달 안 축출뒤 비상사태 선포” 압박
이집트·이스라엘 통해 무기도 제공…미 “사실 아니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정치세력 하마스가 2006년 총선 승리로 집권하게 되자 미국이 하마스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비밀공작을 벌였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발견됐다.

미국의 문화·정치 월간지 <배너티 페어>와 아랍 뉴스채널 <알자지라>는 4일 이 문서를 입수했다며, 하마스의 대승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미국이 하마스와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바스에게 하마스를 축출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압박했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보도를 보면,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요르단강 서안으로 날아가 아바스를 직접 만나 “넉달 안에 행동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럼에도 아바스가 주저하자 미국은 2006년 11월 당시 예루살렘 주재 총영사 제이크 월리스를 보내 아바스를 재촉했다. 당시 월리스와 아바스의 회동에 배석한 이가 작성한 메모에는 “하마스가 주어진 시간 안에 새 정부 구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아바스)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임시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미국은 동시에 아바스가 이끄는 파타의 무장세력에 무기와 훈련도 제공했다. 미 행정부는 파타에 대한 군사지원이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자 아랍 친미국가를 동원했다. 실제 2006년 12월 이집트는 자동소총 2천정과 실탄 200만발 등을, 이스라엘의 승인을 받아 가자지구에 공급했다.

그러나 하마스와 파타가 2007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권력분점에 합의하면서 미국의 이런 기도는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자 미국은 이른바 ‘계획 B’로 알려진 작전에 들어갔다. 미국은 다시 하마스 축출과 비상사태 선포를 아바스에 요구했다.

사태는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7년 5월에는 이집트에서 훈련을 마친 파타 보안군(FNSF) 500명이 가자지구에 도착하고 6월에는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에 “아바스가 이스라엘에 대규모 이집트제 무기의 가자지구 반입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태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하마스와 파타는 이어 가자지구 쟁탈전에 들어가고, 사태는 며칠 만에 하마스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 정부는 이런 보도를 부인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그 기사는 정확하지 않다. 다 알아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파타의 보안책임자였던 모하마드 달란은 성명을 내어 “하마스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비밀 쿠데타 음모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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