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아 팔레스타인이 중단을 선언했던 양측 간의 평화협상이 내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이틀째 접촉하며 평화협상을 재개하도록 설득해 양측으로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예루살렘에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같이 말하고 양측은 내주 중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중동평화 로드맵의 이행을 점검할 감독관으로 임명한 윌리엄 프레이저 중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안보내각을 열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이 계속되는 한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 내 협상파인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스 장관의 이번 중재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압바스 수반 진영 간의 평화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 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많은 주민이 숨지자 지난 2일 작년 말부터 이스라엘과 벌여온 평화협상의 동결을 선언했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으로 자국민 한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한 최근의 군사작전으로 지금까지 가자 주민 125명이 사망했다.
한편 아랍권 22개국의 모임인 아랍연맹(AL)은 5일 카이로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스라엘에 제안한 아랍권의 평화구상을 철회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랍권의 평화구상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땅을 돌려주고 팔레스타인 난민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하는 조건으로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02년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처음 채택된 이 구상을 거부하다가 지난해부터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일부 점령지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아랍권의 평화구상에 규정된 핵심 요구를 거부해 이 구상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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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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