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총격사건이 발생한 예루살렘 시내 한 랍비학교에서 의료진이 부상당한 이스라엘인을 급히 옮기고 있다. 경찰과 구조원들은 한 총기 소지자가 이날 밤 학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는 예루살렘 시내 한 랍비학교 도서관에 들어가 총격을 가해 8명을 죽이고 다른 수십명에 부상을 입힌뒤 피살됐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에서 과격분자의 공격이 발생하기는 4년여만에 처음이다. AP 연합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근 많은 사람이 숨진 가운데 예루살렘에서 6일 이스라엘 학생들을 노린 팔레스타인인의 테러공격으로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에 당분간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예루살렘에 있는 `메르카즈 하라브 예시바 랍비(유대인 율법학자)' 학교에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휴대한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침입한 뒤 총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학교 안으로 들어간 뒤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테러는 2006년 4월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자폭테러로 11명이 죽고 60여 명이 부상한 이후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에서 감행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다.
사건이 발생한 유대인 종교 학교는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율법학자를 양성하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교육기관의 하나로 알려졌다.
아하론 프랑코 예루살렘 경찰청장은 범인 한 명이 공격을 감행했다며 인근에 거주하던 이스라엘 군 장교가 총성을 듣고 현장에 달려가 범인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의 신원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범인을 사살했다고 밝힌 이츠하크 다돈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던 범인이 총을 공중으로 쏜 뒤 사라졌다가 도서관 문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고 머리에 2발을 쐈다"며 "범인이 몸을 비틀거릴 때 소총을 갖고 있던 다른 사람이 그를 다시 쏘아 죽였다"고 말했다.
앞서 슈무엘 벤 루비 예루살렘 경찰 대변인은 "한 명 또는 2명의 테러범이 학교에 침투했으며, 폭발물을 허리에 차고 있던 테러범 1명이 경찰에 사살됐다"고 말했었다.
이날 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한 팔레스타인 측 단체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이후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120여 명이 희생된 가자지구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총을 공중으로 쏘아대며 이번 사건을 반겼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하마스는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대담한 작전을 축복한다"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학살 행위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 가지시티에서는 "이것은 신(알라)의 복수이다"는 메시지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스라엘 외무부 관계자는 "테러리스트들이 평화의 가능성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하마스가 있다고 의심한 뒤 "우리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진영과 평화협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날 테러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압바스 수반은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종교학교를 겨냥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어느 쪽이던 간에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한 학교 바깥에서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한창이던 2001-2004년에는 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의 주요 목표였으나 지난해 1년 동안은 예루살렘에서 별다른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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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이스라엘 경찰이 6일 예루살렘 시내 총격장소 부근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급진 정통파 유대인들과 대치하고 있다. AP 연합
이스라엘인들이 6일 예루살렘 시내 총격장소에 모여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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