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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몇 달 치료비 5700만원…코로나의 시련, 완치가 끝 아니었다

등록 2021-07-27 15:55수정 2021-07-28 02:14

인도 뉴델리 한 청년의 입원 치료비 폭탄
절반쯤 온라인 모금으로 모아…가족 ‘빚더미’
부실한 건강보험 탓에 중산층도 빈곤에 내몰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인도의 환자들이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또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다. 병원에 몇달 동안 입원한 아들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된 아닐 샤마가 화상통화로 입원 중인 아들 사우라브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인도의 환자들이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또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다. 병원에 몇달 동안 입원한 아들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된 아닐 샤마가 화상통화로 입원 중인 아들 사우라브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지난 4~5월 최악의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인도에서 많은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들이 치료비 ‘폭탄’이라는 두번째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도 뉴델리의 24살 청년 사우라브 샤마는 얼마 전까지 몇달 동안 민영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증 치료를 받고 회복했으나, 가족들은 퇴원을 기뻐할 새도 없이 5만달러(약 5700만원)가 넘는 치료비를 걱정하는 처지에 몰렸다. 가족이 저축해둔 돈은 구급차 이용료, 바이러스 검사비, 집중치료실 입원비 등으로 이미 모두 썼다. 영업·판촉에 종사하다가 실직한 그의 아버지 아닐 샤마는 아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의 문을 두드렸다. 이를 통해 2만8천달러를 모금했지만, 2만6천달러는 결국 친척 등에게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치료비 부담에 시달리는 이는 사우라브뿐이 아니다. 그가 이용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의 지난 4~6월 모금 신청 건수 4500건 가운데 40%가 코로나19 치료비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인도의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막대한 치료비에 시달리는 건 건강보험 같은 공공 보건 체계가 부실한 때문이다. 인도의 전체 의료비 가운데 63%는 환자 개인 부담금으로 충당되는데, 코로나19 치료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개인의 의료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공 정책 전문 경제학자 비베크 데헤지아는 “인도는 불완전한 공공 건강보험과 부실한 공중보건 체계가 맞물리며 발생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는 취약한 건강보험과 보건 체계가 더는 유지되지 어려운 현실을 일깨워줬다”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018년 13억 인구 가운데 5억명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을 도입했으나, 이 보험은 1차 의료비와 외래 진료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세부 운영 방식이 주 정부마다 서로 달라, 보편적인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

코로나19 치료비 부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걸 더욱 재촉하고 있다고 <에이피>는 지적했다. 인도는 지난해 3월 강력한 봉쇄 조처 이후 점차 봉쇄를 풀면서 일자리도 다시 늘기 시작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라진 임금 노동 일자리가 여전히 1200만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산층 3200만명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했고, 하루 소득이 2달러(약 2300원) 미만인 극빈층 인구도 7500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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