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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내옷건들지마…부르카 벗은 아프간 여성들이 입은 옷은?

등록 2021-09-14 15:37수정 2021-09-14 23:29

탈레반의 여성 복장 제한에 ‘저항’
“검은 부르카, 우리 전통 아니다”
색색의 전통옷 입고 잇단 인증샷
아프간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아프간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탈레반의 여성 차별 정책에 반대해, 소셜미디어에 형형색색의 전통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사진과 함께 ‘#DoNotTouchMyClothes(내옷건들지마), #AfghanistanCulture(아프간 문화)라는 문구 등을 공유하며 저항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4일 <비비시>(BBC) 보도를 보면, 아프간에 있는 미국대 역사학과 교수 출신인 바하르 잘랄리는 지난 12일 녹색 바탕에 자주색, 보라색 문양이 수 놓아진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본인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이 사진에 “이것은 아프간 문화다. 내가 입은 옷은 아프간 전통 드레스다”라고 적은 뒤 ‘#아프간 문화’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그는 다른 여성들에게도 “아프간의 진짜 얼굴을 보여 주자”며 전통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 공유를 요청했다. 잘랄리는 “나는 (친탈레반 집회를 소개하는) 뉴스에서 보이는 옷이 우리의 문화가 아니고, 우리 정체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아프간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아프간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앞서 아프간 여성 수백 명은 지난 11일 카불의 한 대학에서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가리거나 눈만 노출되는 니캅, 부르카를 입은 채 친 탈레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군이 있을 때 오히려 외모지상주의로 여성인권이 후퇴했다며 “우리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대립하는 여성의 권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잘랄리 교수의 요구에 아프간 국내외 여성과 남성들, 아이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여성들은 화려한 귀걸이와 머리 장식 등을 장착한 쓴 채, 이국적인 문양이 수놓아진 화려한 전통 복장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일부 얼굴을 가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얼굴을 공개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활동하는 아프간 출신 인권운동가 스포즈마이 마시드도 빨간색 천에 파랑, 노랑의 화려한 수가 놓인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이것은 아프간 전통 드레스다. 아프간 여성들은 다채로우면서 소박한 옷을 입는다. 검은색 부르카는 아프간 문화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미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아프간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미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아프간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이런 저항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에는 탈레반의 여성 차별 정책이 현실화하고 있다. 탈레반 과도정부 교육부는 지난 12일 남녀 분리 교육 지침과 함께 여학생들의 복장도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여성 일자리 부문에서도 여성 차별 정책이 예고됐다. 탈레반 고위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는 13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샤리아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한 지붕 아래 같이 있을 수 없다”며 “여성과 남성은 같이 일할 수 없다. 이건 분명하다. 그들(여성)이 우리 사무실에 와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시미의 발언이 새 내각의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탈레반 장악 이전에 누리던 자유보다는 훨씬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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