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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자체 백신 있어도, 접종률 34%…러시아 ‘코로나 사망’ 하루 1천명

등록 2021-10-17 14:51수정 2021-10-17 19:44

지난해 초 이후 일일 최대…누적 22만명 사망
백신 접종률 낮고, 정부는 통제 강화 기피
러시아의 하루 코로나19 사망자가 16일(현지시각) 처음으로 1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수도 모스크바 인근 지역 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를 옮기고 있다. 콤무나르카/AP 연합뉴스
러시아의 하루 코로나19 사망자가 16일(현지시각) 처음으로 1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수도 모스크바 인근 지역 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를 옮기고 있다. 콤무나르카/AP 연합뉴스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차 안정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러시아의 상황은 날로 나빠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백신이 있지만 국민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정부가 경제 상황을 신경 쓰느라 방역 통제를 느슨히 유지하면서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6일(현지시각) 1002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초 대유행이 시작된 뒤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확진자도 3만3208명이 발생해, 5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공식 누적 확진자는 795만8384명, 사망자는 다 합쳐 22만2315명이 됐다. 누적 사망자는 미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로 많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은 지난해 5월 1차 위기, 12월 2차 위기, 지난 7월 초 3차 위기를 거친 뒤 진정되는 듯하다가, 9월 초부터 다시 나빠지고 있다. 특히 사망자는 지난 6월 말 이후 계속 늘어 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정부 공식 집계를 기준으로, 7월초 하루 670명 정도의 사망자가 나오다가 8월 초 이후 800명에 육박했고, 10월 들어서면서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통계청이 따로 집계하는 코로나19 사망자는 정부 발표치의 2배에 가깝다고 전했다. 통계청의 지난 9일 발표를 보면, 지난 8월에만 4만9389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누적 사망자는 41만8천명이었다.

두 통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경우 일일 사망자 보고만 집계하고 추가 검증을 하지 않는 반면, 통계청은 월 단위로 사망자를 검증·집계하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평소의 사망 평균치를 넘어서는 부분 곧 ‘초과 사망’을 기준으로 삼아야 정확한 희생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이터> 통신은 2015~2019년 러시아의 평균 사망률을 바탕으로 초과 사망자를 계산하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사망자가 57만5천여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악화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꼽힌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의 15일 기준으로 러시아 인구의 34.4%가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고, 접종 완료자는 전체 인구의 31.3%다. 유럽 대륙 평균(각각 58%, 54%)은 물론 세계 평균(각각 47%, 36%)에도 못 미치는 접종률이다. ‘스푸트니크 브이(V)’ 등의 백신을 빠르게 개발해 수출도 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백신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의회는 경제 타격을 우려해 통제 강화를 기피하고 있다. 상원인 러시아 연방평의회의 발렌티나 마티비옌코 대변인은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연방 차원의 봉쇄를 취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국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당국은 대신 국민들의 백신 기피만 부각시키고 있다. 정부 대변인은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며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 체계가 늘어나는 입원 환자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장관은 일을 중단한 의사들에게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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