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국 미시간주의 그로스포인트우드에서 영업중단 안내가 붙은 이발소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3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660만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실업 대란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2일(현지시각) 지난달 넷째주(22~28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5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이보다 1주일 전인 330만건보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두 숫자를 합치면 약 1천만건으로, 지난 2주 동안에만 1천만명이 실직했다는 얘기다.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 대부분의 주들이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명령하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업종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시킨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음식점과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고 항공·호텔 등 여행업과 헬스케어, 건설 부문 등에서 대량 실업이 일어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1967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실업수당 청구 건수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실업수당 청구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66만5천건까지 오른 바 있다. 최근까지는 매주 20만건 수준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이후에도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리는 주들이 추가됐고, 미국 인구의 90% 이상이 이같은 ‘셧다운’의 이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실업 대란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