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20만명으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코로나19 기술팀장은 19일(현지시각) 열린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우리는 전 연령대에서 높아지는 전염률을 보고 있다”며 특히 지난주(12~18일) 신규 확진자가 520만명 보고됐는데 이는 팬데믹 시작 이후 주간 기준 최대치라고 말했다. 이는 전주보다 12% 증가한 것이다.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이날 코로나19 통계를 보면,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억4172만명인데, 전체 확진자의 3.7%가 지난주에 발생한 셈이다. 앞서 최대치는 지난해 12월7~13일로 519만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훌쩍 넘으면서 방역 피로감이 쌓이고 전염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25~59살 사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걱정스러운 속도“라며 이는 전염력이 더 높은 변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사망자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사망자가 100만 명 되는 데 9개월, 200만 명 되는 데 4개월, 그리고 300만 명이 되는 데 3개월 걸렸다“고 우려했다.
이날 화상브리핑에 참석한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10만 유로(1억3천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코백스가 백신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툰베리는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늘날 전 세계 코로나19 싸움에서 존재하는 엄청난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단을 우리 손에 쥐고 있다”며 “(코백스는) 진정한 백신 형평성을 보장하고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불평등이라는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먼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툰베리의 지적처럼 현재 세계는 심각한 백신 불균형에 빠져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코로나19 백신을 일찍 대량 확보한 국가들은 국민의 절반 이상 접종을 마치고 과거 누리던 일상 생활로 복귀하고 있지만, 백신 확보에 늦은 국가들은 1~2%대 접종에 그치면서 어려움에 빠져 있다.
특히 저소득 국가들은 접종률이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4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서 백신이 7억회 접종됐는데 저소득 국가의 접종 비중은 0.2%에 그친다”며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공평한 백신 분배를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 정치인과 노벨상 수상자 등 175명도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백신 관련 지식재산권의 효력 일시 중지를 촉구했지만 아직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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