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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인터뷰/방한 마친 시이 가즈오 일 공산당 위원장

등록 2006-09-10 18:59

“아베는 제대로 된 역사관 없어”
시이 가즈오 일본 공산당 간부회위원장(당수)이 일본 공산당 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제4회 아시아정당국제회의(7~10일)에 참석하고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등 5당 대표와 면담을 한 뒤, 10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9일 밤 숙소인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외교, 역사 인식 문제와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열기 위한 과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일본 공산당 당수로서 첫 한국 방문은 남다를 것 같다. 특히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두번이나 찾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오랜 기간 조건과 기회가 성숙되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번에 이런 형태로 한국방문이 실현돼 한국 국민과 정계 여러분과 만나게 된 것에 큰 기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제1방문지로 한 것은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데다,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한국의 애국자에 대해 추도의 마음을 받치기 위한 것이다. 일본공산당은 1922년 창당 당시부터 조선 식민지 지배에 반대해 이들 애국자들과 함께 연대해서 조선 해방을 위해서 싸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들은 이런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쓰러진 분들은 우리에게 역시 역사적 동지다. 이런 역사적 동지들에 경의와 추도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서 왔다.

“침략전쟁 반성 안해 우경화 움직임 다시 등장”

-이달 20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이즈미 정권에서는 야스쿠니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얼어붙었는데 아베 정권에서의 한일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앞으로 고이즈미 외교는 반드시 근본부터 뒤바뀔 필요가 있다. 다만 앞으로 그렇게 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아베씨의 역사관에 대해 얘기하자면, 나는 지난해 8월 그와 <텔레비전 아사히>에서 ‘일대일 대결토론’을 한 적이 있다. 주제는 야스쿠니신사 문제였다. 그 때 그 토론에서 두가지 질문을 했다. 하나는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는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가. 또 하나는, A급전범을 범죄자로 인정하는 것인가. 그러나 두가지 질문에 그는 요리조리 피해나간채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역사가 판단한다’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잡을 필요도 없는 문제다. 61년 전 (패전으로) 역사의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잘못된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것은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것이다. 그가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지지 못한 인물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한마디 얘기한 기억이 난다. 그가 어떤 개인적 역사관을 갖고 있든 총리가 될 경우, 지금까지 어쨓든 일본정부가 밝혀온,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라는 공식견해를 다시금 교체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해서는 절대를 안 된다, 역사를 포기하는 교과서에 대해 검정의 도장을 찍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방심을 할 수 없다. 큰 위기감이 있다.

-아베씨는 평화헌법 개정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헌법문제에 대한 그의 태도는, 헌법개정과 (전쟁 포기 등을 규정한) 9조 개정을 동질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매우 위험스런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본격적인 운동의 전개가 확실히 요구되고 있다. 9조의 개정을 매우 주시하고 있다.


-아베씨는 얼마전 집단적인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집단적인 자위권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미국과 함께 외국에서 싸우는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다. 그것은 자위대를 이른바 미국 밑에서 싸우는 군대에서 함께 싸우는 군대로 바꾸려는 것이다. 따라서 집단적인 자위라기보다는 집단적인 침략행위라는 게 그들이 걸으려는 길이다. 그것은 세계적인 큰 흐름으로 본다면 터무니 없는 고립의 길로 일본을 몰아넣는 것이다. 전후 일본은 헌법 9조 밑에서 (군대가) 한 명의 외국인을 살해한 적이 없다. 그것이 헌법 9조의 성과다. 어떻게하든 21세기에서 헌법 9조를 지키는 것은 일본 뿐만이나라 아시아 각국 여러분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내부의 내셔널리즘과 우경화의 흐름에 대해 한국 내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본 젊은 사람들에게서 그런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나?

=배경이라면 두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침략전쟁을 추진했던 장본인이었던 세력들이 전후 반성하지 않고 이름만 바꿔서 활동 계속해왔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들은 이를 야스쿠니파라고 부른다. 이들에겐 역사적인 문제가 있다.

또하나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요인으로, 헌법 9조를 개정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과 함께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다. 그런 두가지 흐름이 지금의 일본에 역류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전체 흐름을 보면 역류에 대한 큰 저항의 움직임이 있다. 9조 개정에 반대하는 조직이 전국적으로 5천개나 있다. 60년대 안보투쟁 당시의 2천개 조직보다 훨씬 더 많다.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우리들은 보수적 흐름을 깨부술 큰 평화의 흐름이 넓어지는 데 희망을 가지고 있다. 헌법개정 개정 문제는 앞으로 몇년간 일본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개정반대 운동에서 승리하면 일본은 새로운 격동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이 싸움에 분투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도 개헌하자는 입장이므로 국회의 역학관계를 보면 개정파가 다수파이지만 실제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 국회와 국민들의 역학관계는 다르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헌법개정 반대파가 다수파이다.

젊은 사람의 내셔널리즘 문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다만 그 한편으로 동시에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예컨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 배우려는 젊은이들의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8월 열린 원폭금지 집회에 1만명이 참가했는데, 절반 이상이 젊은이들이었다. 나는 그런 면에서 충분히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조선 독립투사들은 우리와 역사적 동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돌파구라고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특히 한국정부나 한국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선 일본쪽에서는 두가지 해결과제가 있다. 야스쿠니 문제와 교과서 문제 해결이다. 일-한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이즈미 노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의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본 안에서 역사의 진실을 추구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헌법 9조 지키기와 아시아의 평화적 공존 및 우호를 위해 힘을 쓰는 세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 세력들이 눈을 부릅뜬, 국민적인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사람들 가운데선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일본공산당이 식민지 지배시절부터 일제의 지배에 대항해서 조선과 연대해서 싸웠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일본 전체가 나쁜 것은 아닌 것이다.

-지난해 8월 중의원 선거결과에서 나타나듯 야당의 약체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공산당도 선전을 했다고 하지만 의석은 10석에도 못미치고 있다. 한때 40석이 넘는 때에 비하면 당세가 크게 위축됐다. 그 원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밤 늦게까지 인터뷰 도중 “NHK서 대장금 할 시간…”

=그것은 큰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 창당한지 80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70년대 600백만표을 얻는 큰 약진이 있었다. 90년대 후반 반공주의가 심해져 100만표대로 후퇴했다. 2차 약진의 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2005년 총선거에서 득표수 492만표). 다음번에는 1천만표을 얻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일본에는 과거 한국과의 다른, 독특한 거센 반공주의가 있다. 예컨대 일본내에서 9조 지키기를 펼치는 일본공산당 활동을 언론들이 거의 묵살한채 보도해주지 않는다. 언론에 의한 공산당 봉쇄라고 할까, 그런 심한 차별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우리들의 길은 결코 순탄했던 게 아니다.

40만명의 당원과 기관지 <신문 아카하타> 독자 160만명을 기반으로 시민단체와 연대해 풀뿌리 운동을 차근차근 1보1보 전진해나가고 있다. 야스쿠니파와 연결된 반공주의를 무찌르고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싸워나가고 있다. (현재 공산당 공인후보로 당선된 지방의원은 모두 3381명으로 큰 세력을 차지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자민당을 넘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자민당은 무당파를 겨냥해 공인후보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친자민당 당선자가 가장 많다고 한다). 5~10년 뒤에 일본의 정치상황이 격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교체를 대비해서 현재 힘을 기르고 있는 중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주변에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핵실험 이야기까지 보도되고 있다. 미사일 발사직후 일본내 강경 우파세력들은 선제공격론을 제기해 한국내에서 큰 문제가 됐다, 강경 우파들이 북한위협론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만들기’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가?

=두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가 북한이 저지로 각종 국제적인 불법행위가 있다. 즉 랑군테러사건, 대한항공 폭파사건, 일본인 납치사건 등이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도 국제적 관점에서 비난받을 점이 있다.

북한은 국제룰을 지키는 것이 북한에 있어 안전보장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안전보장은 결코 군사력이 아니라, 국제적인 평화의 틀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결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6자회담이나 일-조 평양선언, 남북교섭의 수단에 근거해서 해결해야지, 결코 악용해서 일본의 군사확대, 헌법개정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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