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추락에 자민당내 조기개각론 ‘와글와글’
선거전망 타개책…“실제로는 관방장관 겨냥”
선거전망 타개책…“실제로는 관방장관 겨냥”
20일 아침 일본 민영방송의 정보프로그램 화면에는 두 장의 사진이 나란히 등장했다. 한 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각료회의를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자, 각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는 장면이다. 다른 한 장은 같은 상황에서 참석자의 3분의 1 정도가 앉아서 아베 신조 총리의 입실을 맞는 모습이다.
두 장의 대조적 사진은 “아베 총리가 (각의에) 들어와도 기립하지 않고 잡담을 계속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나카가와 히데나오 간사장의 18일 발언을 생생히 뒷받침했다.
아베 총리가 지지도 하락과 이에 따른 당·정 장악력 저하로 위기를 겪으면서 조기 개각론이 불거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강하게 부인하는 바람에 쑥 들어갔던 개각론이 당·정의 분열을 틈타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나카가와 간사장의 발언을 전후로 자민당 내부에서는 개각을 염두에 둔 듯한 내각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총리의 인기 추락이 각료들의 실언이나 총리실의 긴장감 결여에서 비롯한다는 공격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아베 총리를 대놓고 야유했던 마스조에 요이치 자민당 참의원 정책심의회장은 19일 개편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는 “지금 내각은 논공행상으로 된 각료가 많아 국민을 위해 일하려는 의식이 빈약하다”며 “내각개편으로 심기일전할 정도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14일 인도에서 “아베 총리보다 당선 횟수나 연령이 높은 규마 후미오 방위상, 아소 다로 외상 등도 총리를 받드는 자세가 배어나오지 않는다”며 이라크 정책과 관련해 미국 비판 발언을 한 고참 각료들의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했다. 여성을 애낳는 아이로 비유해 물의를 빚은 야나기사와 하쿠오 후생노동상 등 문제 각료들을 갈아치우지 않고는 4월 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개편론이 실제로는 정부 내 권력서열 2위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을 겨냥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들은 분석했다. 야스히사 장관은 일본 정계에서 중시하는 사전교섭이나 대인관계를 외면하고 자기방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적을 많이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일본은행 출신인 그가 정부의 새로운 회의를 5개나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각료경험이 전무해 ‘말발’이 잘 서지 않는 편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모리 전 총리는 “한번도 기계를 다뤄본 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현장의 제조부장이라고 하는 꼴”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추락을 거듭해, 2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과 비지지율이 역전됐다. 지지율은 37%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줄어든 반면, 비지지율은 3% 높아진 40%로 나타났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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