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총련 평화행진에 일 우익 ‘발길질’

등록 2007-03-04 19:12수정 2007-03-04 22:53

일본 우익 방해시위 일본의 시위진압 경찰들이 3일 총련 소속 동포들의 거리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대열을 향해 돌진하려는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을 저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일본 우익 방해시위 일본의 시위진압 경찰들이 3일 총련 소속 동포들의 거리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대열을 향해 돌진하려는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을 저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도쿄서 5천여명 집회…대북제재 뒤 인권침해 규탄
‘훼방’ 나선 일본 우익단체 대표, 재일동포 옆구리 차
“납치 피해자를 돌려달라!”

3일 오후 2시께 일본 도쿄 도심인 지요다구 오테마치 거리. 40대 일본 남성이 격렬한 구호를 외치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동포의 거리행진 대열을 향해 돌진했다. 일본 우익단체 대표로 밝혀진 이 남성은 대열 맨 앞에 있던 30대 동포 옆구리에 발길질을 했다.

일본 우익들은 이날 대북 제재로 인한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총련의 집회와 도심행진에 동포 못지않게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우익 단체들은 애초 집회 소식이 알려진 뒤 도쿄도에 일제히 항의전화를 거는 등 압박을 가해 장소사용 허가를 번복, 취소시켰다. 그러나 도쿄 고등재판소가 1일 헌법이 보장한 자유가 제한될 우려가 있고, 경찰에 평화적 집회를 약속한만큼 도쿄도의 혼란을 이유로 한 집회장 사용취소 결정은 이유없다며 총련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총련 쪽은 약속대로 집회와 행진 내내 ‘평화와 절제’를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탄압 항의’ 일 총련 동포 거리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동포 수천명이 3일 도쿄 도심 지요다구 오테마치에서 일본 당국의 대북 제재와 총련 기관 무차별 수색, 민족학교 학생 해코지 등을 규탄하는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탄압 항의’ 일 총련 동포 거리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동포 수천명이 3일 도쿄 도심 지요다구 오테마치에서 일본 당국의 대북 제재와 총련 기관 무차별 수색, 민족학교 학생 해코지 등을 규탄하는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합법적인 집회 저지가 좌절된 우익들은 실력행사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오전 총련 집회가 열린 히비야공원 밖에서는 집회 시작과 함께 우익단체들의 선전차를 동원한 반북 선전전이 요란하게 펼쳐졌다. 일부는 “조선인이여, 독재체제를 타도해 민족의 자존을 되찾아라”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남승욱 총련 부의장은 대회보고에서 “최근 3개월 새 총련 집 14곳과 재일동포 단체 39곳이 강제수색당하고 11명이 체포·구금당했다”며 “아베 정권은 6자 회담 등 국제외교마당에서 외톨이로 떨어지자 우리나라에 양보를 얻어내려고 정치적 탄압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련 집회는 동포 5천여명(주최 쪽 주장)이 참가해 전례없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대회 관계자는 “1993년 유엔의 대북 비난결의안 채택 반대집회 이후 최대 규모 행사”라고 말했다. 특히 도쿄도와 우익세력의 장소허가 번복 소동과 집회 방해가 오히려 집회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사실 인정 이후 불어닥치기 시작한 일본 사회의 ‘북한 때리기’ 광풍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절정에 달해 총련 쪽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게 사실이다.

총련 관계자는 “지난달 6자 회담 타결 이후 동포사회의 분위기가 크게 변했다”며 “이제 우리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잇따른 압수수색과 체포·구금이 정치적 탄압인지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 일본 쪽 참가자의 호소는 큰 울림을 자아냈다.

시미즈 스미코 ‘조선 여성과 연대하는 일본부인 연락회’ 대표(전 참의원의원)는 이날 집회에 나와 “조선학교에까지 경관을 들여보내 교육권을 침해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