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야시 교수 ‘도쿄 전범재판’ 심문자료 공개
옛 일본군 지휘관이 항일부대 참가자들의 딸들을 강제로 끌고가 군위안부로 삼고 위안소도 직접 운영했다고 자백한 심문조서가 공개됐다. 이는 관헌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하야시 히로후미 간토가쿠인대학 교수 등 일본의 전쟁책임자료센터 소속 일본군 위안부 전문 연구자 3명은 17일 도쿄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후 도쿄전범재판 과정에 제출된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네덜란드 등 각국 검찰쪽 자료 6점을 공개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는 지난해 하야시 교수가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도서관에서 찾아낸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인도네시아의 모아섬에서 체포된 일본군 지휘관 오하라 세이다이는 1946년 6월7일 네덜란드군 정보부의 심문조서에서 “부대를 공격한 자들을 보복하려고 그들의 딸 3명을 연행해 위안부로 삼았다”고 진술했다. 1944년 9월 주민 44명을 체포살해한 혐의인 그는 “내가 직접 위안소를 운영했으며, 나도 이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포르투갈령 티모르의 한 병원에 근무하던 사무원은 “일본군은 마을 촌장에게 마을 처녀들을 위안소에 보내지 않으면 그들의 친척들을 대신 위안부로 끌고가겠다고 위협했다”고 진술했다. 중국 군사위원회 행정원이 1946년 5월27일 작성한 자료는 “일본군이 중국 구이린을 점령하는 동안 강간과 약탈 등 갖은 잔학행위를 저질렀으며 공장을 세운다는 구실로 여성들을 끌고가 위안부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하야시 교수는 “도쿄재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심도있게 다뤘다는 사실은 잘 안 알려져 있다”며 “아베 정부가 이런 자료를 왜 인정하지 않는지 매우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