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 시청 간부들이 18일 시청 사무실에서 우익폭력단 회원의 총격 테러로 숨진 이토 잇초 나가사키 시장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나가사키/AFP 연합
나가사키 시장 총격테러 사망
‘평화운동’ 불만 품은 우익테러 관측도
17년만에 다시 발생한 나가사키 시장에 대한 총격 테러 사건으로 일본사회 전체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17일 밤 나가사키 시내에서 시장 선거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가기 직전 등 뒤에서 권총 2발을 맞은 이토 잇초 나가사키 시장(61)은 18일 새벽 2시28분께 병원에서 과다출혈로 숨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시장의 선거운동원 등에 체포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용의자 시로 데쓰야(59)의 정확한 범행동기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그의 주장 등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1990년 1월 발생한 당시 모토시마 히토시 시장(85)에 대한 테러와는 차이가 있다.
당시 모토시마 시장에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힌 우익단체 회원은 “천황에 전쟁책임이 있다”는 모토시마 시장의 1989년 발언을 뒤늦게 문제 삼았다. 명백한 정치적 테러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일본 최대 폭력조직인 야마구치계 산하조직인 ‘스이신카이’의 회장대행으로 밝혀진 용의자 시로의 개인적 원한 쪽에 무게를 두고 보도했다. 스이신카이는 이전부터 나가사키 시내에서 거점을 두고 활동해온 지역 조직으로, 토건업이나 음식점의 ‘보호세’ 명목으로 뺏은 돈 등을 자금원으로 하고 있다. 그는 4년전 시가 발주한 공사현장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파손된 사고와 관련해 나가사키시에 금품을 요구하는 등 여러차례 마찰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자신의 폭력조직과 연계된 토건업자가 나가사키시 발주 공사에서 제외된 데 따른 불만을 나타냈다는 보도도 나온다. <아사히텔레비전>은 17일 시로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방송사 쪽으로 이토 시장을 비난하는 편지 3통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또 시로는 1989년 7월에도 전 시장으로부터 1000만엔을 뜯어내려다 공갈미수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고 나가사키현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나가사키시는 자동차사고 문제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밝히고 있는 데다 통상 폭력조직과 우익단체가 끈끈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에 비춰 단순히 개인적 원한에 따른 범행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토 시장은 원폭피해지역인 나가사키 시장답게 2005년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 개막에 앞서 펼침막을 들고 행진하는 등 핵폐기와 평화운동에 앞장서 왔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은 전날에 이어 18일에도 “이유가 어떻든 폭력테러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과 논평을 내어 충격파를 흡수하려고 애썼다.
17년전 정치테러를 당한 모토시마 전 나가사키 시장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나의 경우 천황의 전쟁책임 발언에 대한 반발로 일부에서 용의자 쪽에 이해를 표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동기가 어떻든 총격을 정당화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17년전 정치테러를 당한 모토시마 전 나가사키 시장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나의 경우 천황의 전쟁책임 발언에 대한 반발로 일부에서 용의자 쪽에 이해를 표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동기가 어떻든 총격을 정당화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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