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60돌 여론조사
젊은층 우경화 흐름 뚜렷
젊은층 우경화 흐름 뚜렷
전쟁과 군대 보유 금지라는 ‘이상’을 담은 일본 평화헌법이 3일 시행 60돌을 맞는다.
환갑을 맞은 평화헌법의 앞날은 지나온 날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을 최대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아베 신조 정권은 개헌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참의원에서도 강행처리할 태세이다.
평화헌법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생각은 복잡미묘하다. 2일 발표된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면 ‘바꾸고 싶지만 전쟁과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9조는 그대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류를 차지했다. 헌법 9조가 일본의 평화에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78%에 이르렀다.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9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9%에 지나지 않았다. 9조 개정을 개헌의 주요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자민당의 개헌론과는 괴리가 엿보인다. 또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포함시키는 데 찬성한다는 의견이 56%로 나타났으나, 자민당 개헌 초안에 포함된 ‘자위군’의 헌법 명문화에 대한 찬성 의견은 18%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58%로 개헌반대파(27%)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20대에서는 개헌찬성 의견이 78%나 돼, 일본 젊은이의 우경화 흐름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쟁체험과 기억이 생생한 70대와 60대에서 찬성의견이 각각 40%, 47%에 머물렀다. 현 정권에서 개헌을 하는 데 대해서는 찬성(40%)보다 반대(42%)가 조금 많았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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