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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레드라인까지 0.4도 남은 지구 온도, 우린 지킬 수 있을까

등록 2022-11-18 19:00수정 2022-11-18 19:35

[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지난 18~19일 타이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행사장 앞에서 지난 11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수중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18~19일 타이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행사장 앞에서 지난 11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수중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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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과연 전대미문의 기후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전세계 대표들이 지난 6일(현지시각)부터 2주에 걸쳐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 모여 27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앞날이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올해만 해도 기상이변이 예사롭지 않다.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에선 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 산불로 큰 고통을 겪었고,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등에서는 예상치 못한 폭우로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카운티의 90%가 홍수와 허리케인, 산불 등 연방정부로부터 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한 규모의 재해를 겪었다는 보도도 최근에 나왔다.

이번 총회가 마무리되던 지난 주말엔 이런 우울한 현실을 수치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추적해온 단체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가 내놓은 보고서는 올해 탄소배출이 지난해보다 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추세면 2030년대 초반에 이미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상승이라는 ‘문턱’을 넘게 된다. 지난해 탄소배출이 5.6% 늘어났을 땐, 한 해 전 코로나19 영향으로 배출이 줄어든 기저효과 탓이라며 위로할 여지라도 있었다. 이번 상승은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우크라이나 침략이란 돌발 변수로 에너지난을 우려한 각국에서 석탄 등 탄소배출이 많은 화석연료 소비를 늘린 탓이라고 해야 할까.

이번 총회에서는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억제하자는 목표가 실현 가능하냐는 의문도 제기됐다고 한다. 사실 2015년 파리협정에는 ‘1.5도 상승’이 허용할 수 있는 절대 수치인지 살짝 모호한 구석이 있다. 파리협정은 지구 온도의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평균기온은 지난해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라간 상태다. 1.5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목표에 맞추려면, 화석연료의 탄소배출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2도 상승으로 목표를 완화하면, 탄소배출에서 조금 여유가 생긴다. 0.5도 차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2도 상승으로 한발 물러나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전문가들 얘기는 다르다.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재해의 규모와 빈도가 훨씬 극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우울한 뉴스만 있는 건 아니다. 얼마 전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자는 이번 총회에 전격 참석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적극 보호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시절 마구잡이로 허용됐던 벌목과 산림 훼손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도 여전히 지구 기온 1.5도 상승 문턱을 지키겠다며 탄소배출 감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많은 나라에서 저탄소 에너지 투자에 더욱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기후는 이미 현실의 일부가 됐고, 더 심각해지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다. 과연 우리는 잘 해내고 있는 걸까.

박병수 국제뉴스팀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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