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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 시장, 시민단체 원색 비난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인가

등록 :2021-09-14 18:53수정 :2021-09-15 02:34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 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 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현금자동인출기” “다단계 피라미드”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시민단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내놓은 ‘민간위탁·민간보조 관련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는 입장문을 통해서다. 전임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이뤄진 ‘민관 협치 사업’들을 ‘비정상’으로 단정짓고, 반드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예산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명확한 실태 조사 결과와 설득력 있는 판단 기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시민단체들을 싸잡아 ‘범죄 집단’이라도 되는 양 매도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오 시장이 입장문에서 ‘비정상’의 예로 든 사업들은 마을공동체 사업, 청년 사업, 사회주택, 사회투자기금, 주민자치 등이다. 모두 박원순 시장 시절 시행됐거나 확대된 사업들이다. 이런 분야는 정부나 시장이 아닌 ‘제3의 영역’이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서울시가 비영리 시민단체나 사회적 경제조직 등 민간에 사업을 맡기고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10년간 사업이 지속돼왔으니, 중복 지원이나 방만한 운영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런 의심이 든다면 어디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부분을 개선하면 된다. 일부 사례를 마치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침소봉대하거나, 시민사회 영역 전반을 ‘적폐’로 몰아가는 발언을 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민관 협치에 대한 오 시장의 시대착오적인 인식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 시장은 공무원들이 직접 하면 될 일을 시민단체에 맡겨 세금을 낭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관 협치 기구인 ‘중간 지원 조직’을 세금으로 생색이나 내는 ‘중개소’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민관 협력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민관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은 시대적 흐름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민관 협력 거버넌스’가 사회혁신을 위한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민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에도 개인 유튜브 채널에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스~을쩍 넘어가시려고?’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회주택’을 비방하는 영상을 올려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정치인이 아닌 서울시정을 책임지는 행정가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시민사회를 시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전임 시장의 사업이라 하더라도 ‘정치’가 아닌 ‘행정’의 영역에서 공과 과를 정확히 짚는 엄정한 태도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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