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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전대 끝나자 바로 ‘비윤’ 공격, ‘연포탕’은 구호였나

등록 2023-03-09 18:50수정 2023-03-10 02:37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기치로 내건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 첫날부터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원색 비난하고 나섰다. 또 당정 일체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주요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당내 화합보다는 생각이 다른 인사들을 배척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주파수 맞추기’를 우선순위에 두는 모습이다.

김기현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년 전 오늘 위대한 우리 국민은 윤 대통령을 선택해주셨다”며, 이번 지도부의 임무를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 논란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내린 (윤 대통령의) 결단”이라며, 되레 “문재인 정권이 더 꼬이게 한 측면이 있다”고 전 정부 탓을 했다. 그는 이진복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께서 국정 현안에 전념할 수 있게 (당을) 최대한 잘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최고위원들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윤심’과 맞섰던 후보들과 이들을 지원한 이 전 대표를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이들을 “선수로 뛰어든 훌리건”이라고 표현하며 “이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몇몇이 보여준 비정상적 행위를 당에서 영구히 추방해야 한다는 판단을 (당원들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엄석대는 이 전 대표”라고 했고,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준석이라는 정치인과 결탁해 선거를 치른 것이 패착이었다”고 주장했다.

전원 친윤계로 구성된 새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과 당의 ‘혼연일체’를 강조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모은 47%의 ‘다른 목소리’다.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지원에도 당심의 절반 가까이가 비주류 후보에 표를 던졌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사당’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첫날 행보는 ‘이준석 때리기’로 윤 대통령 심기 경호에 나서고, 민심 전달보다는 대통령 보위를 중시하는 모습이다.

당장 조만간 이뤄질 주요 당직 인사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름이 오르내리고, 내년 총선 공천에 친윤계 인사 전진배치 설이 돌고 있다고 한다.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성공을 진정으로 뒷받침하려면 대통령실 ‘출장소’가 아닌 민심의 창구 구실을 해야 한다. ‘연포탕 정치’ 약속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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