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사심의위 “기소 권고”, 이성윤 겸허히 수용해야

등록 2021-05-10 19:00수정 2021-05-11 02:09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를 권고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때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 중인 안양지청에 수사 중단 외압을 넣은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수사심의위 권고는 ‘정당한 지휘’라는 이 지검장의 주장을 배척하고 수사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수사심의위 결정으로 이 지검장은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사팀은 그동안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물론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지만, 이날 ‘기소 권고’ 결정으로 이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지게 됐다. 이번 수사심의위가 이 지검장 본인의 요청으로 소집된 회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수사심의위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순리라고 본다.

이번 수사심의위 개최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여러모로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검찰 내 2인자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표적 수사’ 운운하며 반발하는 모습은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검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앞서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해 ‘수사 중단’ 권고를 받아냈는데, 검찰 고위 간부 스스로도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자성하기 바란다.

수사심의위는 애초 ‘검찰 개혁’ 요구에 떠밀려 검찰이 ‘자구책’으로 내놓은 제도다. 도입 초기부터 공정성과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힘 있는’ 피의자나 검찰의 여론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차례나 ‘수사 중단’ 권고를 끌어낸 게 단적인 예다. 차제에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한동훈의 ‘생닭’과 윤석열의 ‘대파’ 1.

한동훈의 ‘생닭’과 윤석열의 ‘대파’

대통령이 위험하다 [세상읽기] 2.

대통령이 위험하다 [세상읽기]

[사설] 총선 앞 막 쏟아낸 감세 공약, 이제 어찌 감당할 건가 3.

[사설] 총선 앞 막 쏟아낸 감세 공약, 이제 어찌 감당할 건가

[사설] 이종섭 임명부터 사퇴까지,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사과해야 4.

[사설] 이종섭 임명부터 사퇴까지,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사과해야

[사설] ‘20~30석 당락’ 의협 손에 있다며 겁박, 대화할 의지 있나 5.

[사설] ‘20~30석 당락’ 의협 손에 있다며 겁박, 대화할 의지 있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