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주당·정의당도 ‘역동적 변화’의 모습 보일 때

등록 2021-06-13 18:19수정 2021-06-14 11:45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첫 출근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는 지하철로 여의도까지 와서는 ‘따릉이’(서울자전거)를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출근했다. 당대표가 되면 곧바로 당에서 제공하는 고급 승용차를 타던 관행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앞으로는 탈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그것(당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젊은 당대표의 출현이 작은 부분에서부터 권위와 전통을 깨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준석 대표 당선에 대해선 수많은 정치적 분석과 평가가 쏟아진다. 야당 지지층의 강한 정권교체 열망이 젊은 당대표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나, ‘이준석 현상’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포퓰리즘이 작용했다는 분석은 공감할 만하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건, 그의 당선은 국민의힘뿐 아니라 기성 정치권 모두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며, 이 신호를 무겁게 받아들여 역동적 변화를 모색해야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으리란 점이다. 진보를 지향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역시 마찬가지다.

이준석식 정치의 지향과 내용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앞으로 지켜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가 능력주의에 기반한 공정을 주장하고 여성할당제 폐지에 찬성하는 게 과연 우리 사회 갈등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논쟁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기성 정치의 형식과 틀을 넘어서는 방식은 눈여겨봐야 한다. 선거 참모나 선거 사무실도 없이 오로지 온라인에 집중해 경선 운동을 한 건 이 대표가 ‘디지털 네이티브 정치인’이기에 가능했을 터이다. 경선 비용으로 3천만원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는 기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디지털 담당 보좌관을 두고 정치를 하는 수많은 정치인과 이 대표를 차별화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대목일 것이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의 사고와 문법을 바꾸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보수적인 국민의힘에선 30대 청년 정치인이 당대표에 오르는데, 진보를 지향하는 정당에선 왜 젊은 정치인들이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받으며 부상하지 못하는지 돌아볼 때다. ‘정치의 변화’란 결국 국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힘들더라도 이에 부응하는 정치적 선택과 행동을 해나가는 일이라고 본다. 정치적 명분보다 유권자의 요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가 역동적 변화의 첫걸음일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나는 시골 ‘보따리상 의사’…평범한 의사가 여기까지 오려면 1.

나는 시골 ‘보따리상 의사’…평범한 의사가 여기까지 오려면

5평 토굴의 스님 “편하다, 불편 오래되니 ‘불’ 자가 떨어져 버렸다” 2.

5평 토굴의 스님 “편하다, 불편 오래되니 ‘불’ 자가 떨어져 버렸다”

우리집 냉장고의 반정부 양배추 [아침햇발] 3.

우리집 냉장고의 반정부 양배추 [아침햇발]

총선 참패에도 ‘도로 친윤’ 원내대표설, 반성 없는 여권 [사설] 4.

총선 참패에도 ‘도로 친윤’ 원내대표설, 반성 없는 여권 [사설]

체르노빌 원전 폭발…출동 소방관의 비극 5.

체르노빌 원전 폭발…출동 소방관의 비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