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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보수당 뭉치고, 칼럼고발 역풍에…민주당 ‘총선 패할라’ 위기감 고조

등록 2020-02-18 05:00수정 2020-02-18 06:57

당내 ‘이해찬 리더십’에 강한 불만
이낙연 “칼럼고발, 국민들께 미안”
이르면 19일 선대위 출범시켜 반전 모색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총선을 앞둔 여권에 ‘이러다 참패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승리를 자신하던 지난해 말 분위기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보수가 미래통합당으로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임미리 사태’까지 터지면서 흐름이 한층 나빠졌다. 공천 혁신 경쟁에서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19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산이지만, 당내에선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는 수준의 쇄신책 없이는 수습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위기감 증폭…“원내 1당 어렵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7일 당이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고발했던 것과 관련해 “국민들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당이 고발을 취하한 뒤 사흘 만에 나온 첫 공식 사과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도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정당이다. 임미리 교수의 칼럼이 아프게 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이해찬 대표는 에두른 유감표명도 하지 않았다.

사소해 보였던 칼럼 고발 건이 ‘오만한 여당’ 프레임을 만들면서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원내 1당 수성’이라는 총선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다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바닥 민심이 많이 돌아섰다. 1당은 어렵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해찬 대표가 그런 인식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도 “1당은커녕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 과반 의석을 내줄 수도 있다. 내 지역구는 대대로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인데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보수세력 중 탄핵 찬성세력 지지세가 한국당으로 가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잇따른 민주당의 실책과 보수진영 통합 효과로 탄핵 찬성그룹이 보수세력을 지지하기 시작했다”며 “미래통합당이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과 거듭해 각을 세우는 청와대·정부를 향한 불만도 터져나온다. 한 의원은 “이 와중에 대통령이 ‘7월 출범하는 공수처에 맞춰 국정원과 경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4+1’도 없는데 무슨 입법을 하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은 검사장들과의 대화를 한다는데 그런 건 총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 장관이 검사들과 싸움이나 하니 민심이 나빠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도부에선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한 최고위원은 “130~140석 정도 얻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잘한 게 없어도 일대일 인물 경쟁력에서 앞선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수도권 대부분에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선대위 출범…“‘투톱 체제’로는 반전 못해” 일부 의원들은 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내비친다. 민주당은 이르면 19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간판’으로 함께 앞세우는 ‘투톱 체제’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정도로는 흐름을 돌리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선거 기획에 밝은 한 의원은 “공천 혁신은 잔기술일 뿐이다. 총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이해찬 대표가 뒤로 물러나고 이낙연·김부겸·김영춘 등을 전면에 내세워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다선 의원도 “현재 당 최고위는 이해찬 대표에게 이의 제기를 못하는 구조다. ‘임미리 사건’ 정도면 홍익표 수석대변인을 교체해야 하는데 그런 결정도 못 한다”고 말했다. 18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우려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의원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 연거푸 세번이나 민주당을 밀어줬다. 나쁜 흐름이 3월까지 가면 ‘묻지마 응징’으로 흐른다. 국민들이 마음을 돌릴 뭔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결국 선거를 결정하는 게 중도층인데, 민주당이 이들의 지지 명분을 뺏고 있다”며 “당·정·청에 포진한 이들이 확증 편향에 사로잡혀 이 상황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임미리 고발 건을 사과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일각에선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으니, 이대로 가도 된다’고 하는데,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그런 건 없었다”며 “민주당은 지금 오만한 상태를 넘어서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하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원철 이완 황금비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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