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을 마친 뒤 각각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미래통합당 공천 심사 면접을 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양산에서 두 번째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배수진을 쳤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당했다. 양산에서 당하면 두 번째인데, 두 번 당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수도권 출마 요구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일부 공관위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는데 너무 늦었다.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봉사를 해서 됐지 않냐. 내 역할은 거기까지다”며 “이번에는 양산지역에 나가서 피케이(PK·부산울산경남) 선거 맡겠다는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2022년 정권 교체에 있어서 피케이 지역은 상당히 중요하다. 호남이 광주까지 450만명, 티케이(TK·대구경북)가 500만명,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840만명이다. 부울경에서 우리 당 후보가 60%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면접이 끝난 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선거사무실을 찾으려 했지만 황 대표 쪽에서 일정을 취소하면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아직 공천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만남이 취소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면접을 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기자들에게 “(면접에서) 김태호는 그동안 늘 도전적이었고, 당이 어려울 때 기꺼이 수용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다는 표현을 공관위원 중에 하신 분이 있다”면서도 “고향 출마가 받아들여진다면 부울경이든, 전국 어디든 총선 승리를 위해서 온몸 바치겠다”고 고향 출마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른 지역으로 공천을 받을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아직까지 저는 당에서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공관위 결정에 따라 저의 입장도 그때 가서 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다른 공천 신청자들과 달리, 명찰에 공천을 신청한 지역구명이 적혀있지 않았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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