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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각본 없는 드라마 될까요?

등록 2020-02-21 20:23수정 2020-02-22 02:00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정의당은 진보정당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개방형 경선으로 뽑는다. 정의당 누리집 갈무리
정의당은 진보정당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개방형 경선으로 뽑는다. 정의당 누리집 갈무리

정의당이 진보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 데 ‘개방형 경선제’를 도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정의당은 그동안 3개월 이상 당비를 낸 사람만 투표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민선거인단이라는 이름으로 당원이 아닌 사람에게도 투표권을 준 것입니다.

지난 17일 모집이 마감된 시민선거인단에 참여한 사람은 12만여명에 이릅니다. 정의당은 시민선거인제를 도입하며 당의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일단 성공한 듯 보입니다.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당선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당 관계자는 “미래한국당 변수가 있겠지만, 15번 정도까지는 당선될 거로 본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20일 마감된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등록한 이는 41명(경쟁명부 37명, 비경쟁명부 4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입니다. 투표를 통해 경쟁명부는 24번까지 작성되며, 상징적 인물로 당에서 꾸린 비경쟁명부 후보는 사실상 당선권 밖인 25~28번으로 배치됩니다. 후보들의 평균연령은 44.8살이며, 최연소는 만 27살입니다. 50% 이상 할당이 적용되는 여성 후보는 20명이고, 10% 이상 할당을 받게 되는 장애인 후보도 4명입니다. 14번 이내 순번을 배정받는 농어민 후보에는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이 나섰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의당을 취재하는 정치팀 서영지 기자입니다. 다음달 1일이면 온라인 투표가 본격 시작되는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선거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먼저 정의당이 이번 4·15 총선에서 이주민·장애인 등 소수자에게 직접 ‘마이크’를 쥐여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들이 얼마나 당선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청년이면서 성소수자인 임푸른 후보는 “저는 30대 트랜스젠더이며, 현재 법적인 성별은 ‘남성’으로 돼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이주한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의원도 유일한 이주민 후보입니다.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감독과 배복주 소수자인권특위 위원장, 이영석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위 위원장, 박종균 장애인위원장(이상 경쟁명부) 등은 장애인 당사자 후보로 나섰습니다.

청년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24명의 경쟁명부 중 20%(5명)에 청년이 의무 배정됩니다. 이번 경선에 나선 이들 중 20대 2명, 30대는 9명으로 2030세대가 전체의 26.8%(11명)를 차지했습니다.

마지막 관건은 진보정당이 태동할 때부터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원년 멤버’들이 얼마나 원내로 들어가느냐입니다.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김종철 후보는 2002년 지방선거 용산구청장 후보를 시작으로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 등 6전7기 도전에 나섰습니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신장식 후보, 대변인을 지낸 강상구·정호진·한창민 후보, 강은미·김대원·김혜련·배진교·이상헌·이현정·유미경 후보 등도 지금만큼 진보정당이 주목받지 못했을 때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노조 출신으로는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홍우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양경규 전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 박인숙 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염경석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치위원장, 박창진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 등이 나섰습니다.

정의당은 노조에서 가입한 대다수는 서류를 통해 가입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서류 접수를 한 사람이 6만명에 이르지만, 이 중 4만명이 아직 본인 인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 관계자는 “이들은 현장 투표소에서 본인 인증을 해야 투표할 수 있는데,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느냐가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확정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언제 알 수 있을까요? 3월1일부터 4일까지 온라인 투표, 5일엔 현장 투표가 진행되고 6일 자동응답시스템(ARS) 모바일 투표가 끝나면 개표가 이뤄집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모두 취소돼 후보들의 정견 발표는 온라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민선거인단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어떤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낼지 궁금합니다.

                                                          서영지 정치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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