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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문 대통령, 번호판 든 기자 지명…사면·‘추-윤’ 답변 “음…” 머뭇

등록 2021-01-18 14:29수정 2021-01-19 02:48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번호판을 든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번호판을 든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온·오프라인으로 처음 동시 진행된 만큼 청와대에는 회견 직전까지 긴장하는 분위기가 흘렀다. 실무진은 이날 오전까지 네 차례 걸쳐 리허설을 진행하며 방송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회견 직전까지 총연출을 맡은 탁현민 의전비서관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화상으로 연결된 기자들의 마이크 음질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는 기자가 20명, 온라인 화상에는 100명이 각각 참석했다. 이날 회견은 대통령이 기자들이 든 번호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회견 이후 언론과의 ‘질의응답식 소통’이 1년간 끊긴 데 대한 비판 등을 두루 의식한 듯 회견 머리발언에서 “비대면 화상회견은 처음 해보는 방식이지만 서로 협력해 좋은 소통이 되고 국민들에게도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 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물을 경우 잠시 머뭇거리도 했지만, “솔직히”란 표현을 써가며 예민한 문제에 대한 답변을 피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선 “조국 전 장관에게 크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그동안 자신이 취했던 기조를 재확인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올해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끼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연말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가 무위로 돌아가고 코로나19가 크게 재확산된 뒤, 문 대통령이 신년사 등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며 민생을 주로 살피겠다는 기조를 잡은 것과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마자 첫 질문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였다. 사면 얘기가 첫 질문으로 나오자 문 대통령은 잠깐 머뭇거린 뒤 “사면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거라고 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하기로 했다”며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사면 관련 발언이 여러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미리 준비한 내용이 적힌 듯한 종이를 잠깐씩 보며 신중하게 답변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이 답변에 뜸을 들인 또다른 질문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한 얘기였다. 문 대통령은 다시 “어…”라며 답변을 1~2초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견에선 주로 정치 분야 질문이 쏟아졌다. 청와대가 질문의 첫 분야로 ‘방역과 정치’를 선정했지만, 정치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문 대통령은 “방역 질문 하실 분만 팻말을 들어주길 바란다. 방역을 너무 잘하니까 질문이 별로 없으신가요”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러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지만, 부동산 공급책 관련해선 설 이전에 발표한다는 수준에서 답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공약처럼 언론과 질의응답을 자주 갖는 등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기자들과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반드시 기자회견만이 국민들과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방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화상 연결을 병행하다보니, 연결이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연결상태가 매끄럽지 않아 한 기자의 질문이 끊겨서 들리자,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다음 순서로 넘기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또 화상으로 연결된 외신기자의 질문이 소음과 섞여 잘 들리지 않자, 통역자가 ‘다시 한 번 질문해 달라’고 두 차례 요청하기도 했다. 인원이 제한된 온·오프라인 회견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채팅창에 질문을 올렸고, 회견 마지막에 이를 추려 문 대통령에게 추가 질문 세가지가 전달됐다. 기자회견은 예정된 100분보다 20분을 추가한 123분간 이어졌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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